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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터 Dec 05. 2023

학교에 갑니다

모든 아이들의 입학을 축하합니다.

요 몇 주 17년생 엄마들에게는 불꽃같은 하루하루였다. 서울 사립초등학교들의 설명회부터 입학원서 지원, 추첨까지! DH와 같은 느린 아이들은 특수학교 발표와 일반학교 특수학급 발표가 있었다.

아이가 어떠한 컨디션이든 간에 모두 마음 졸이는 하루하루였으리라. 하지만 상황은 많이 달랐다.


NL은 DH와 동갑 여자아이다. 그녀의 엄마와 친한 회사 동료였고, 17년 같은 해에 아이를 낳았다. 조리원 동기가 없는 나에게 등불 같은 육아 동지였다. NL의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라온 모습을 다 기억한다.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다. 그 아이는 사립학교를 지원했다. 그리고 합격했다. 너무나도 축하할 일이었다.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JW라는 남자아이도 있다. 그는 DH와 같은 느린 아이다. 같은 수업을 하지는 않지만 오며 가며 알게 된 아이다. 그런데 그 아이가 사립학교를 지원해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마음은 여러 가지였다. DH도 사립을 썼어야 했나? 하는 불안. JW가 과연 치열한 사립학교에서 잘 견디고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잘 해낸다면 DH도 썼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부러움. 여러 가지 마음이 요통 쳤다.


DH는 일반학교 특수반에 가게 되었다. 원하던 1순위 공립학교다. DH가 그 학교를 갔으면 했던 이유는 두 가지다. 그 학교 근처의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서 이미 동네가 익숙하다. 크면 혼자 등학교도 하고 혼자 학원도 가는 자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꿈이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집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나 나름대로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위의 선택에 마음이 갈팡질팡 했다.


SH라는 느린 아이도 센터에서 만난 아이다. 그 친구의 엄마는 특수학교를 썼다. 그리고 합격발표가 난 날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으리라.

이미 두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내고 있던 선배맘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특수학교 입학식에 우는 엄마들 많아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축하 분위기는 아니게 되더라고요."


NL의 엄마가 사립학교 합격증을 받아오던 날 사진을 보내왔다.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대문작만한 문장이 서류 봉투 가운데 박혀 있었다. 그 글귀에 유독 마음이 아렸다. 우리 아이들 모두 입학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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