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by 최시헌

지금 내 앞에는 메마른 염료가
부서질 듯한 초상을 지키는데
그 옆에 놓인 시대의 각인은
표정도 없이 무채색으로 동면하네
이제 마지막 전시작
AI 고흐씨가 그린 해바라기는
잘린 귀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도
화려한 그래픽의 아우라를 품네
조명이 다 꺼져가는 미술관에서
불멸하는 예술가의 혼은 어디있는가
다만 고향의 바다 내음을 맡은
그 사람은 살아있던 유채화를 그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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