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 자격증 취득기

2. 샷 내리기

by 겨울빛


끝없는 변수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합니다


카페에 가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것을 보면 문득,

“되게 쉬워보이네”라는 아주 오만한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누가 그랬다.


“니가 보이기에 쉬워보이면 그건 그사람이 완전 고수라는 거다“라고.


커피 샷(에스프레소)을 내리는 과정은 간략히 다음과 같다.

커피 머신에서 예열된 포터필터를 빼고, 린넨(뷔페나 레스토랑에서 주는 빳빳한 천이랑 비슷)으로 닦는다.

그리고 그 안에 그라인더에서 나오는 원두를 채운다.

어느정도 소복히 쌓였으면 손에서 힘을 빼고 고르게 빈곳없이 슥슥 레벨링을 해준다(이때 커피를 누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 위에 템퍼로 누르고(템핑) 평형을 잘 맞췄는지 확인한다.

머신에서 물이 나오는 버튼을 눌러 3초 정도 플러싱을 해준다(머신 안에 남은 커피가루 등 불순물 제거).


그리고 내리면….

앗 왼쪽과 오른쪽이 다르게 내려온다>레벨링이 잘못되거나 템퍼를 비뚤어지게 누른 것


예상과 달리 콸콸 빠르게 내려올때는 밀도를 높여 느리게 내려오도록 템핑을 강하게 한다.

첫날 너무 빠르게 내려오는 원두를 템핑만으로 맞춰보라고 하셔서 온힘을 실어서 템핑했더니

손목이 시큰해서 깜짝놀랐다.

(생각보다 당신의 손목은 약하다는 사실…)


물론 이걸로도 조절이 안될때는 그라인더의 원두의 분쇄도로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분쇄도 조절은 할때마다 퍼징(전 원두를 비워주는 것)을 해야하고,

샷이 내려오는 시간이 팍팍 바뀌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시도해야 한다.

분쇄도가 굵을 수록 사이 공간이 넓으니 물이 빠르게 내려오고,

분쇄도가 고울 수록 물이 내려올 틈이 없으니 물이 느리게 내려온다.

다만 분쇄도가 고울수록 템핑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레벨링이 비뚤게 될 가능성 상승).


우리가 카페인을 몸에 때려넣기 위해 마시는 커피 한잔에

바리스타의 손가락 힘, 손목과 팔의 힘, 커피의 굵기 차이, 여기에 더 가면 물의 종류까지 변수가 더해진다는게 신기했다.


내가 오늘 마신 커피가 맛있었다면 여러 변수가 다 들어맞아야 가능한

정성이 가득 담긴 커피였다는 것에

조금은 감사함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첫날 기초이론때와 달리

앞으로는 많이 서있어야 해서 운동화는 필수라는 것도

염두에 두기로 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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