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글을 쓰지 않은지 거의 한 달이 넘었다.
글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글-독서-집안일로 가득했던 일상에
[한 달 후에 이사하기]라는 중대사가 끼어들면서
집안일과 이사 준비로 점철된 하루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이 참 그렇다.
어느 멋진 이들은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본래 하던 것들을 놓아버리지 않고 두배로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나는 온통 내 앞에 닥친 일에만 집중하느라 본래의 루틴이 자주 흐트러지곤 한다.
하지만 어떡하랴 내 그릇 종지가 요만한 것을.
지난 한 달간 집 꾸미기 사이트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락 거리고,
새롭게 구매할 물건들을 몇 시간씩 머릿속으로 배치해 보고,
다섯 번의 이사 끝에도 살아남은 짐들을 또다시 모으고 분류해 버리기를 반복.
거기에 인테리어, 대출, 계약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까지 이 모든 것을 한 달 만에 해내기 위해 (물론 남편이 거의 모든 것을 해결했지만) 나름 혼돈의 유니버스를 거치는 중이다.
그래도 이사를 2주 앞둔 오늘은 어느 정도 마음 정리가 되었고
브런치님께 하루에 한 줄이라도 글을 적으라는 독촉 알람이 왔기에
근황을 적어본다.
새로운 곳에서도 좋은 도서관을 찾아 햇살을 가득 맞으며 글을 쓸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