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봄이니까 꽃들이 많이 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들이 아름다운 건 역시 당연하다.
매년 꽃들은 피고 있고 매년 봄은 오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꽃들이 내 눈을 유혹하고 나는 그 꽃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왜일까?
내가 약해졌나?
아니면 늙었나?
둘 다 인가?
모르겠다.
다른 때보다 감수성이 예민해져서 그런가?
나는 장미를 좋아한다.
빨간 장미는 기본이고 흰 장미도 좋아한다.
밤에 핀 빨간 장미의 아름다움은 혼자 보기 아깝다.
그만큼 매혹적이면서 향이 진하여 그 모습과 향에 취한다.
며칠 전 산책을 가다가 처음 본 듯하지만 너무도 예쁜 꽃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리보고 저리 보다가 사진을 찍었다.
꽃의 이름을 알고 싶어서 찾다가 단톡방에 사진을 올려서 물었다.
꽃에 대해 잘 아는 동생이 알려주었다.
서부해당화. 수서해당화라고도 부른단다.
해당화.
이름이 예쁘다.
해당화는 분홍색을 발하면서 몽글몽글 탐스럽다.
꽃 모양이 주머니 같기도 하고, 종처럼 보이기도 한다.
살살 흔들면 소리가 은은하게 울릴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며 열매 역시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단다.
꽃말이 ‘산뜻한 미소’라고 한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딱이다.
해당화는 싱긋 웃는 느낌을 준다.
그 미소가 잊히질 않는다.
오늘 산청에 갔었다.
봄비로 꽃들이 다 졌을까 봐 걱정했는데 향기롭고 황홀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하얀 꽃이면서 분홍이 연하게 보이는 벚꽃이었다.
봄이면 마음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살랑거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꽃들이 지천에서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하니 어찌 냉정할 수 있겠는가.
오늘 다시 눈부신 봄을 온몸으로 받았다.
이 봄을 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