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상이 Oct 27. 2024

쥐가 나타났다.

   

 남편이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초등학교 모임에서 간 여행이다. 


 어째 기분이 이상하다. 텔레비전 채널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좋은 부분도 있고, 뭔가 허전한 기분도 있다. 


 그런데 어젯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새벽 1시쯤인가 깨어서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누웠는데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후다닥 이쪽으로 갔다가 다시 저쪽으로 갔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들리는 소리로 유추해 봤을 때 생쥐였다. 

 

 의아스러웠다. 

 왜 갑자기 생쥐가 나타났을까? 


 우리가 사는 집은 1층 단독주택이다. 옥상에 누수가 발생할까 봐 낮은 지붕이 만들어져 있다. 

 이사 올 때부터 그렇게 된 집이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6년, 여태 아무 일도 없다가 왜 지금 나타난 것일까. 

 이해할 수 없었다. 

 천장에서 나는 소리로 유추해 보건대 한 마리가 아니었다. 

 잠이 들만 하면 쿵쾅거리고 다시 잠이 들만 하면 뛰어다녔다. 

 새벽에 늦게 들어온 큰아들과 쿵쾅거리는 옥상을 향해 불빛을 비춰봤지만 어찌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며칠 전에 작은 아들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엄마, 고양이가 옥상에 있는 모양이야. 밤늦게 막 다녀. 


 어젯밤 들었던 소리에 의하면 고양이 소리는 아니었다. 분명 생쥐였다. 


 어찌해야 할까. 생쥐와 함께 살 수는 없지 않을까. 어젯밤 생쥐들의 소리는 공포였다.


 쥐를 잡아서 퇴치할 방법을 찾아봤다. 

 방역업체에 맡겼고, 쥐덫을 놓고, 약을 놓았지만 쉽게 잡히지 않았다는 내용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쥐들이 옥상에 있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에 시골에서 자라서 밤이 되면 벽의 빈 공간이나 천장을 다니는 쥐 소리를 들었었다. 

 그때 우리는 고양이 소리를 내며 야옹거렸다. 서로 고양이처럼 야옹거리며 놀았다. 그때는 그게 재미있었다. 


 할머니는 고양이를 키웠고, 고양이는 쥐를 잡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서 마당에 두면 할머니가 처리했다. 


 갑자기 나타난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키울 수는 없지 않을까. 

 요즘 고양이는 사료를 먹기 때문에 쥐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으며, 다 잡고 나서 고양이를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찌해야 할까. 난감하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듯이, 다시 소리없이 다른 곳으로 가 주면 참 좋겠다. 

 제발 그래주었으면~~~~.


작가의 이전글 엄마, 나를 화분처럼 대해 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