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무엇을 이루었나.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온다. 한 달이 지나면 다시 한 달이 시작된다. 올해가 지나면 내년이 온다.
시간이 지나가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이고, 늙어간다는 것이고, 기운이 빠지는 일이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큰 일은 엄마가 아프면서 응급실에 자주 갔다는 것이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섬망증상까지 와서 요양병원에 입원을 했고 퇴원을 했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섬망증상은 사라졌지만 예전의 엄마 모습은 찾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지금은 집에서 아버지의 돌봄과 요양보호사의 보살핌으로 잘 지내고 계신다.
먹는 양은 적지만 드실 수 있고, 혼자서 걷고 움직일 수 있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엄마의 일상에 잠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내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여러 공모에 응모를 했지만 결과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부지런히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순간순간 찾아오는 좌절과 실망이 나를 슬프게 한다.
이럴 때는 정말이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 진다.
시간을 되돌려 20대로 돌아가서
좌절 없는 삶을 살고 싶어 진다.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런 소망을 가지고 있으니 인생 2회 차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거 아니겠는가.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면 새로운 삶이 열릴까?
2024년을 돌아봐도 별거 없다.
그냥 이루지 못한 꿈들에 대한 후회만 가득하다.
내년에는 올해와 뭐가 달라질까.
기대를 하면서 또 노력도 해야겠지.
내년 12월에는 내 손에 뭔가를 쥐고 기뻐하고 있었으면 한다.
열심히 달린 결실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