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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어떤 계절일까요?

- 날은 춥지만 마음은 뜨끈뜨끈했으면 합니다.

by 정상이

대학에 응시한 학생들이 합격 불합격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조카들도 대학에서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저 역시 대학 입학 여부를 확인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수능 세대가 아니라 입학할 대학에 원서를 먼저 넣고 시험을 봤습니다.

시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대학 정문에 붙여져 있는 종이를 보며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추운 겨울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종이 앞에서 자신의 응시표와 이름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애써 담담한 척, 자신 있는 척 확인을 했습니다.

아, 제 눈에 보이는 이름.

제 이름 석자가 확연하게 보였습니다.

그때의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공중전화기로 합격을 알렸을 때의 떨림과 기쁨이 지금도 느껴집니다.

세상에 제가 제일 행복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난 3년간 열심히 공부한 제가 대견스러웠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모든 게 끝난 것처럼 생각했지만 그게 성인으로 들어가는 첫 문이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사람들을 알아가고, 사회를 배우며,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 했으니까요.


첫 사회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실수 투성이었습니다.

서울을 너무 만만하게 봤고, 제 능력을 너무 크게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때까지 저는 제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열심히 찾다 보면 찾아는 집니다. 저도 뒤늦게 찾았으니까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중요하고, 잘하는 게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무엇을 잘하는 걸까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글 쓰는 걸 좋아하면서 정작 글은 쓰지 않고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어떤 특별한 방법이 없는지 찾으러 다녔습니다.


부지런히 쓰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원하는 것에 재능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죠.


12월은 추운 계절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춥게 느껴지는 달입니다.

많은 일들에서 합격과 불합격의 결과가 오는 달이니 긴장과 환희와 좌절과 아픔이 존재하는 달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론 결과가 좋게 나와주는 보상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힘이 나니까요.


“축하해” 하는 말을 듣고 싶은 달입니다.

내년을 맞이하기 전에 따뜻한 에너지를 가슴에 품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소식을 들으며 기뻐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축하해"가 넘치는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길거리에 넘치고 넘쳐서 아무나 손만 뻗으면 잡혀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을 지천에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축하해"

"너도 축하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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