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랄라
띠링 띠링. 아들의 전화가 울렸어요.
“어? 낚시? 언제? 알았어. 저녁 먹고 보자.”
‘어! 낚시를 간다고?’
그래, 친구들을 만나러 가거라.
그게 낚시이든, 밤이든 낮이든 뭔 상관이겠니.
어서 나가거라.
아들을 불러 준 그 친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어요.
바깥공기를 쏘일 때가 되었구나.
아들의 외출은 오랜만이에요.
특히 수술을 하고 나서는 처음입니다.
아들이 친구들과 낚시를 간다고 하니 제가 더 신이 났습니다.
아들은 교정수술을 받고 나서 제대로 먹지 못해 살이 엄청 빠져 그렇지 않아도 말랐는데 뼈만 보일 정도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먹는 게 자유롭지 않으니 신경이 예민해져 있어서 저와 남편은 눈치를 보고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제 기분이 조금 꿀꿀해서 아들에게 기분이 어떤지 아무 생각 없이 물었어요.
“아들, 오늘 기분 어때?”
“기분? 거지 같아.”
“…….”
저는 아들의 대답을 듣고 조용히 제 방으로 후퇴했습니다.
내가 왜 물었을까.
나는 어쩌자고 아들에게 응석을 부리려고 했을까.
아직 아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데 내 기분이 뭐라고.
후회를 했습니다.
수술을 하고 며칠은 링거로 지냈고, 링거를 떼고 나서도 입을 벌리지 못해 주사위로 물과 음료를 넣어야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빨대로 먹을 수 있게 되고, 부드러운 빵을 녹여가면서 먹고 있습니다.
먹고 싶은 걸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이해를 합니다. 보는 우리도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제일 힘들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야 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며칠 전에는 부드러운 순살 치킨은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주문했습니다.
아들은 한 점을 겨우 먹었습니다.
함께 맛있게 먹으면서 속이 쓰렸습니다.
밥을 아직 먹지 못하니 식사를 준비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수술하고 이제 2주가 되었고, 시간이 더 지나야 밥을 먹고, 반찬을 먹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아들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평소에 먹는 밥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날이 춥습니다.
밤낚시를 신나게 하고 있겠지만 감기에 걸리지 않아야 하는데 또 걱정이 됩니다.
밤의 공기를 느끼고,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를 즐기고,
낚시를 하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날리고 오길 바랍니다.
"밤톨, 조금만 견디자. 맘껏 먹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신나게 먹을 수 있게 해 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