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qualizer를 보고
덴젤 워싱턴.
나이가 들었지만 멋지게 늙었고,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다.
초반에 영화는 속도감이 별로 없다. 맥콜로 불리는 워싱턴은 새벽 2시만 되면 잠이 깬다. 잠이 오지 않아 차를 잘 포장하여 24시간 운영하는 곳으로 가서 책을 읽는다.
낮에는 홈마트에서 일을 하며, 평범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할아버지이다.
24시간 운영하는 곳에서 그와 테리는 자주 만나게 되고 조금씩 친해진다. 테리는 콜걸이다. 테리는 그가 매일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낯설고 궁금하다. 자주 만나게 되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그녀의 꿈은 가수인데 지금 있는 곳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상한 옷차림을 한 테리는 불안한 자세로 앉아서 뭔가를 먹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세상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럼 세상을 네게 맞춰.”
“어떻게요?”
“네가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은 달라질 거야.”
자신이 원하는 꿈을 꾸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어디 그리 쉬운가.
어느 날, 그녀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러시아 포주가 테리를 본보기 삼아 두들겨 팬 것이다.
랠프가 경비원 시험을 보려는 날, 랠프는 출근하지 않는다. 엄마가 하는 가게에 불이 난 것이다. 불이 난 원인은 불량 경찰이 와서 돈을 갈취하는데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맥콜은 불량 경찰의 증거를 영상으로 확보하면서 더 이상 갈취하지 못하게 한다.
테리를 엉망으로 만든 우두머리를 찾아간다. 돈을 건네면서 그녀를 풀어달라고 한다.
"니가 주는 돈은 그년이 일주일이면 벌어들일 수 있어."
그는 돈을 주머니에 넣고 나가려고 하다가 돌아선다. 그렇게 그들을 다 죽인다.
그가 관여한 러시아 포주들은 단순하지 않다. 보스턴 현지 경찰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마약, 오일 등 거대한 조직이다. 이제 그는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악이 존재한다. 그 악을 나라에서 처벌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악은 곳곳에 많다. 악은 깊고 힘이 세다. 선은 힘이 없고 약하다. 공식적인 힘이 선한 자들에게 미치는 힘은 약하고 느리다.
이 영화는 다소 폭력적이고 잔인하고 피가 난자하다. 그럼에도 그가 하는 행위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통쾌함을 느낀다. 우리가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유가 이런 거 아닐까.
이 영화의 매력은 싸움이 짧고 간단하게 끝난다는 점이다. 중간에 지루하게 싸우는 장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치고받고 싸우고, 쏘는 장면이 많은 것보다 그렇지 않고 이기는 게 나는 마음에 든다.
싸움은 짧고 간결한 게 멋있다. 이왕 이길 것 깔끔하게 이기는 게 낫다.
악이 처단되고 선이 이기면서 힘없고 나약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게 멋지다.
어쩌면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는 날들이 더 많기에 더 통쾌한 지도 모르겠다.
그의 불면은 약한자들을 위해 손에 피를 묻히는 일에서 기인한다.
테리는 알리사의 이름을 찾고 직장다운 직장을 찾고 밝고 순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알리사의 밝음에 그는 미소짓는다. 그 미소가 멋지다.
삶은 그렇게 사소하고, 일상적인 하루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일상은 평범하기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