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 달콤한 비빔국수

-'삼호분식'을 발견하다.

by 정상이

며칠 전이 입추였다.

신기하게도 입추가 지나면서 공기가 달라진 느낌이다.

그런데 그게 느낌만이 아니었다.

오후가 되어서 에어컨을 끄도 괜찮았으니까.

역시 자연의 이치는 신비롭다.


금요일까지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 되면 나만의 시간으로 사용하는데, 몇 주 전부터 토요일을 통째로 투자해야 하는 수업이 생겼다. 물론 내가 선택한 수업이었지만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라 쉽지 않다.

집에서 나갈 때 앓는 소리를 내지만 정작 수업은 재미있다. 듣고 나면 온몸이 힘들다.


금요일 오후에 엄마일로 뒤숭숭해서 잠을 설쳤다.

교실에 다른 날보다 늦게 도착했다. 강의할 선생님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장소를 혼돈하여 20분 늦게 도착한다고 알려 주었다. 강의를 시작하고 30분이 지나면서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강의 내용은 분명 좋은 데 강의 선생님이 재미없게 수업을 했다.

쉬는 시간에 물을 마시며 몸을 풀었지만 집중이 되지 않았다.


결국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점심 먹으러 나갔다.

30분 일찍 탈출이었다.

내내 앉아 있었으니 몸이 찌뿌둥하여 조금이라도 걷는 게 좋을 것 같아 자유시장까지 걸었다.

시장을 구경하면서 뭘 먹을지 고민하다 국수집에 갔다.

간판은 평범했다.

간판으로 보건대 예전에는 순두부 정식을 했는데 지금은 콩국수와 비빔국수만 하는 것 같았다.

밖에 대기표가 있었다.

사람이 많이 오는 모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행히 나를 포함하여 네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비빔국수를 주문하고 식당 안을 눈으로 살폈다.

콩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고, 정성으로 만든다는 글이 벽에 있었다.

주문한 지 10분이 되지 않아 나왔다.

비빔국수의 외양은 다른 국숫집과 다를 게 없었다. 겉절이가 나오고 단무지도 주었다.

콩국물이 작은 그릇에 하나 더 나왔다.

콩국물을 숟가락에 떠서 먹었다. 고소하니 담백했다.

콩국물은 예상외의 음식이라서 그런지 왠지 기분까지 좋아지게 했다.


겉절이를 먹었다. 부드러우면서 아삭하니 좋았다.

'아 여기 음식 잘하는 곳이구나.'

보통 김치가 맛있으면 음식이 맛있었다.

비빔에 무와 오이, 상추가 올려져 있었다.

한입 먹으니 단맛이 느껴졌다.

면은 약간은 쫄면의 식감이었다. 국수보다 씹는 맛이 느껴졌다.

살짝 매우면 콩국물로 입을 적셨다.

다 먹어갈 즈음 겉절이가 바닥을 보였다.

알바생이 돌아다니다가 내 자리에 와서

"겉절이 더 드릴까요?" 했다.

나는 거의 다 먹었기에 괜찮다고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계산을 하려고 하니 할머니가 물었다.

"잘 드셨어요?"

"예. 맛있네요."

"밖에 비가 오는데, 우산은?"

"예, 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할머니는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또 오이소."

나는 예라고 대답하면서 나왔다.


오늘은 다행히 손님들이 많지 않았지만 평소에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음식이 맛있고,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니 어찌 장사가 되지 않겠는가.

콩국수를 좋아하는 남편과 다음에 갈 예정이다.

괜찮은 곳을 하나 발견하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어쩌면 매주 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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