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본 무지개
멋지고, 기이한 자연 현상을 보면 우리는 전율한다.
중학교에 다닐 때 보았던 달무리는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밤하늘에 달 중심으로 파란 테두리가 넓고 깊게 원형을 이루고 있었다. 달무리 속으로 빠져들 것 같았다.
아니, 빠져 그 속으로 들어가도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았다.
생각이라는 것이 멈추고 달무리와 나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얼마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뜻하지 않게 무지개를 보았다.
차창으로 보이는 무지개의 한 부분이 보였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한참을 더 달리니 이번엔 선명하게 보였다.
긴 다리를 연결한 듯 빨주노초파남보를 뿌린 색들이 눈으로 들어왔다.
혼자 보기 아까웠다.
운전대를 잡고, 휴대폰을 들고, 이상하게 여러 번, 아슬아슬하게 찍었다.
무지개를 보며 나는 밝은 미래를 소망하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
그 선물을 감사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