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 인지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엄마가 나를 한참 보고 있다.
“엄마, 나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겠어?”
엄마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끄덕임만으로 엄마가 나를 안다고 할 수가 없다.
여전히 나를 보는 눈은 그 무엇도 담겨 있지 않으니까.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말이 줄어들고 있다.
말을 잊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봐도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나를 아느냐고 물어도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만 끔벅인다.
관심이 없다.
엄마는 나를 알고 있는 것일까.
모르는 것일까.
무심한 듯, 아무 관심 없는 태도가 낯설고 이상하다.
“엄마, 어디 아픈데는 없어?”
물어도 대답이 없다.
엄마의 생각은 어디로 갔을까?
뭔가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기능이 어디로 갔을까?
분명 내 엄마인데, 엄마가 아닌 것 같다.
“엄마, 여기가 어디야?”
말이 없다. 관심도 없다.
엄마는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 했다.
입원하기 일주일 전부터 음식을 먹지 않았다.
일반병원에서는 더 이상 할 게 없단다.
콧줄을 연결하여 음식을 넣고 있다.
엄마는 배고프지 않을까.
엄마의 생각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