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다랭이 마을과 사투리

- 사투리를 알아들을 수 있나요?

by 정상이



“젠장마지꺼 질 없다케도 자꾸 갈라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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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사투리가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한 방에 맞히면 당신은 진정한 경상도 사람입니다. ㅎ ㅎ



어제 1박 2일로 남해 보리암과 다랭이 마을을 다녀왔다. 보리암으로 들어가는 길부터 차가 줄을 서서 깜짝 놀랐다. 보리암에 갈 때는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 이번의 목적지는 보리암이라기보다 남해 여행이었기에 출발 시간이 늦었다. 이렇게 줄을 선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잠시 고민을 했지만 줄을 서서 들어가기로 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여 주차장까지 40분이 걸렸다.


주차장 입구에 있었던 건어물 가게와 어묵과 커피 파는 곳은 썰렁하니 조용했다. 매번 이곳에서 뜨거운 어묵을 먹었기에 약간 아쉬웠다. 셔틀버스는 그 사이 새 차로 단장을 했다. 가격 역시 인상되었다. 셔틀버스로 15분 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다시 1000원을 내고 입장표를 산다.


“주차장은 관리공단, 셔틀버스는 개인 사업체, 입장료는 보리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글을 보고 아 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보리암은 기도를 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성계의 얘기를 가지고 오지 않더라도 이곳은 거의 절벽에 세워진 곳이기에 전망이 멋지다. 그러기에 유명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항상 이곳에 오면 대웅전에서 제대로 된 삼배를 한 적이 없었다. 어제는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에 비하면 한가로웠다. 스님의 설법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대웅전 밑에는 해수관음상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말할 텐데 내 차례가 오기는 할까?”


남편은 보리암에 모인 사람들을 보고 우스개로 한 소리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소원을 빌고 내려왔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1시를 넘기고 있었다. 이상하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다랭이 마을로 가는 길에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가기로 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랭이 마을에도 차와 사람들은 많았다. 맛집이라고 되어 있는 곳에 들어가서 막걸리와 파전, 도토리묵을 시켰다. 막걸리는 달지 않으면서 시원해서 좋았고, 해물파전은 비싸기는 해도 오징어와 야채가 듬뿍이라 맛있게 먹었다. 도토리묵은 오랜만이라 꿀맛이었다.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막상 음식이 들어가니 술술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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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 마을은 지형의 특성상 계단으로 논밭을 만들어 물을 가두어 농사를 지었다. 농사는 비가 적절하게 와야 하는데 바다를 끼고 있는 남해 다랭이 마을은 저수지가 없다 보니 나온 지혜이다. 밭에는 파릇파릇 마늘과 시금치가 자라고 있었다.

다랭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민박, 펜션, 식당, 카페, 마트로 개조되어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많다. 마을은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골목길은 엄청 좁다. 평평한 길은 거의 없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젠장마지꺼 질 없다케도 자꾸 갈라쿠네.” 같은 안내판이 생긴 것 같다. 이 말은 “길이 없다고 하는 데 왜 자꾸 가려고 하느냐.”라는 뜻이다. 이 안내판 말고도 몇 개 더 있었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사투리를 보며 우리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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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파도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산을 보면 산이라 좋고, 바다를 보면 바다라 좋다. 다랭이 마을과 가까이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는데 그곳 역시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 좋았다.


“이곳은 노을이 아주 아름답고,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여수라예.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보이지는 않겠네예.” 숙소의 주인장은 흐린 날씨로 인해 노을을 볼 수 없어서 아쉽다며 한 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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