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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Mar 01. 2023

우리 동네 국수 가게

- 세 곳은 같은 듯 다르다.

 내가 사는 동네는 조금 나가면 큰 도로가 있기에 작은 식당이나 상점들이 많다. 가장 많은 가게는 옷 가게이다. 작은 평수의 옷가게가 많다. 다 장사가 되는지 궁금하다. 옷은 내 관심분야가 아니기에 그냥 ‘이렇게 많은 데 다들 장사가 되나’ 하고 지나간다. 


 여기로 이사를 오고 나서 주변 식당들을 한 번씩 가 보았다. 감자탕, 식육식당, 반찬가게들 사이로 국수가게가 있다. 몇 년 전에 이사 왔을 때는 하나 있었다. 두0국수. 이 식당은 국수, 수제비, 김밥, 비빔밥을 팔았다. 다 맛이 있었다. 특히 수제비는 쫀득하니 좋았다. 가끔 집에서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면 퍽퍽한데 여기는 쫀득하면서 고소했다. 식당은 그리 크지 않지만 점심에는 항상 손님이 많았다. 언니들 얘기를 들어보니 꽤 유명한 가게였다. 가끔 포장 주문을 하면 거의 30분이 지나야 가능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그러다가 작년에 낭0국수집이 하나 생겼다. 그 집은 국수, 수제비, 김밥, 땡초전을 판다. 김밥과 수제비, 땡초전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처음엔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손이 느려 보였다. 그러다가 몇 달이 지나면서 조금씩 빨라져 이제는 주문하면 15분에서 20분 사이에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땡초전의 가격도 괜찮아 비 오는 날이면 먹게 된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다. 초등학교 맞은편에 토스트를 파는 곳이 있어서 그곳을 가끔 들렸는데, 어느 날 보니 그 옆에 국수000이 있었다. 여태 있었는데 이제야 내 눈에 보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새로운 곳을 찾았다. 


 출장을 가게 되면서 김밥을 주문하여 가져가려고 하는데 11시였다. 원래 이용하던 국수집은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아서 새로 발견한 그 국수000으로 가 보았다. 문이 열려 있었다. 김밥 두 줄을 샀는데 가격도 다른 곳보다 500원 샀다. 생각없이 한 입 먹었는데, 아~~ 너무 맛있었다. 김밥을 하나 들어서 자세히 보니 계란과 당근이 많았다. 얘들이 내 입을 놀라게 한 모양이다. 출장을 가면서 차 안에서 한 개 먹었는데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그 뒤로  자주 이용했다. 한날은 김밥만 먹기엔 아쉬워서 국수를 시켜 먹었다. 국수는 좀 밍밍했다. 이 식당은 지역자활센터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 분식점에는 많게는 다섯 명, 적게는 세 명의 아줌마가 있었다. 이 집의 좋은 점은 포장을 시키면 그때그때 나오는 반찬을 세 종류 담아서 준다는 것이다. 자활센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배달은 되지 않지만 저렴한 가격과 따뜻한 인심으로 식당을 훈훈하게 데우고 있었다.


 두0국수는 음식이 다 맛있지만 손님이 많고, 가끔 김밥은 별로일 때가 있다. 포장을 하면 포장비로 500원이 추가로 든다. 낭0국수는 땡초전이 일품이다. 이 집 수제비도 쫀득하니 맛있는데 여기는 땡초 다진 양념을 따로 담아서 주고, 깍두기도 담아서 준다. 김밥과 수제비 역시 맛있다. 국수000은 김밥이 제일 맛있다. 수제비는 평균인데 포장을 했을 때, 따로 담아주는 반찬이 괜찮다. 가격 역시 세 곳 중에서 제일 저렴하다. 


 예전에는 식당에서 그냥 주문한 음식만 먹었다. 요즘은 반찬의 종류나 청결이나 친절 등 자세하게 보게 된다. 음식 맛 역시 비교하게 된다. 미슐랭의 입맛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그때의 날씨에 따라, 그때의 상황에 따라 식당을 선택하게 된다. 국수, 수제비, 김밥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국숫집을 나름대로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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