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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Jul 17. 2023

장마가 지나가길

- 더불어 내 걱정도 사라지길

   

 계속되는 장마로 여러 가지 걱정이 나를 힘들게 한다.


 화단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을 제거해야 하는데… 날씨를 핑계로 못하고 있다. 잡초들은 가만히 두어도 왜 그리 잘 자랄까. 연일 계속되는 비로 싱싱하고 왕성하게 기세를 떨친다. 너무 많이 자라서 내가 심은 나무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화단의 주인이 바뀔 모양새다.


 여름이지만 해를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해가 누그러지면 강변을 운동 삼아 걸어 다니는데 그것 역시 못하고 있다. 이슬비 정도이면 우산을 쓰고 다닐 수 있는데 지금 비는 그 정도를 넘어선다. 폭우이다. 잘못하다가는 쏟아지는 빗길에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하고 있다. 

 

 해를 본 지 오래되어 몸이 쳐지고 무겁다. 해가 무거운 구름을 걷어내고 자태를 뽐내길 기다려 본다.

 

 마지막 걱정은 군대에 있는 아들이다. 하필 장마가 시작될 즈음에 전쟁대비 군사훈련을 한다고 9일간 강원도로 이동했다. 씻지도 못하고 훈련을 한다고 한다. 장마에 습기는 많을 것이고, 씻지 못하니 몸이 힘들 것이고, 더불어 마음까지 눅눅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산사태가 연이어 일어나는데 훈련하는 곳에서는 별일 없을지……. 

 고된 훈련에 대한 강도는 내가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더 힘들다.

 

 자연은 위대한 존재이다. 그 누구도 당할 수 없다. 하물며 인간이 자연을 어찌 거스를 수 있을까. 가물면 비를 바라고, 장마가 계속되면 멈추길 바라고, 바람이 불면 그만 불기를 기도한다.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는 게 전부이다. 그 기도가 닿기를 바란다. 장마가 끝나고 뜨겁지만 환한 해를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해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습기를 날려야 하고, 빨래를 말려야 하고, 눅눅해진 우리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빨리 나와서 밀린 숙제를 해치워주길…….


 어제 카페에서 본 전경- 비가 내리지 않을 때 찍은 사진이다. 해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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