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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Oct 14. 2023

동네 목욕탕

- 가격은 오르고 사람은 줄고

동네 목욕탕과 비슷한 이미지라 가져옴.


 단독주택에 살면서 가까이에 있는 작은 목욕탕을 알게 되었다. 가깝고 가격이 저렴하여 신기한 마음으로 가게 되었다. 3천 원이라는 금액처럼 작고 허름했다. 시설이 낡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뜨거운 탕, 열탕, 한증막, 냉수탕이 갖추어져 있었다. 아마 내가 좀 더 젊었다면 어색하고 불편해서 안 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낡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었기에 괜찮았다. 


 가장 큰 장점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목욕값도 한몫했다. 


 그러다 이사를 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목욕탕이 있었다. 가격이 동일했다. 가 보니 앞서 다녔던 곳보다 깨끗하고 더 좋았다. 다만 물살이 약한 샤워기가 꽤 되었다. 사람들은 많았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현찰만 가능하다. 


 그러다 코로나가 오면서 가지 못했다.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스크를 하고 목욕탕에 다녔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였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목욕탕에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그러니 목욕탕에 타격이 되었을 것이다. 


 코로나 2년 차가 되었을 때 목욕값이 인상되었다. 4천 원. 천 원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자주 가는 것도 아니기에 괜찮았다. 여름엔 집에서 샤워를 하는 날이 많아지니 목욕탕에 갈 일이 줄어든다. 여름이 되면 목욕탕도 휴업을 하고 내부수리를 하는 곳이 많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동네 목욕탕을 찾으니, 가격이 올라 있었다. 5천 원이라고 했다. 4천 원과 달리 5천 원은 커 보였다. 가격 때문인지 어쩐지 목욕탕에 사람들이 예전만 못했다. 


 동네 목욕탕에는 아주머니들과 노인분들이 많이 오신다. 가격도 저렴하고 가까이 있으니까. 내부수리를 했다고 하는데 뭘 했는지 표가 나지 않았다. 이곳에 계속 가야 하나 살짝 고민을 하게 되었다. 예전보다 덜 가게 되는 건 맞았다. 


 오랜만에 탕에 몸을 담그고 싶어서 갔다. 여전히 사람들은 적었다. 목욕탕엔 사람이 많기보다 적은 게 좋다. 그러나 많이 오는데 적은 시간 때에 가는 것과 손님 자체가 줄어든 것은 다르다. 느낌이 다르다. 탕 안에 썰렁함이 느껴졌다. 때를 밀어주는 공간도 비워져 있었다. 탕에 손님이 많아야 때를 미는 사람도 많을 텐데……. 여유롭게 목욕을 하고 오면서 마음은 이상하게 씁쓸했다. 


 한 번 오른 가격이 내려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떠난 손님들이 다시 찾는 날이 올까? 이러다 목욕탕이 문을 닫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괜한 걱정이라는 건 안다. 그래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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