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팔로워 23.6만 먹스타그래머 먹을테디님
안녕하세요. 저는 맛집을 다니며 다양한 음식들을 짧은 영상에 담아내는 맛집 크리에이터 테디라고 해요. 먹스타그램을 하기 전에는 식자재 쪽에서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음식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직장인들이 반복되는 일상에 다들 지쳐 있잖아요. 저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직장에 가서는 바쁘게 일하고, 퇴근하면 잠에 들고 이런 루틴이 매일 반복이었죠. 그러다가 어느 날,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이렇게 살면 특별함이 없다', '좀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그런 생각이 든 후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이 먹는 것에 유독 관심이 있었던 터라 맛집을 다니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고,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사 먹는 것들 등을 콘텐츠로 찍어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저는 지금 먹스타그램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중이에요. 꾸준히 하다 보면 대기업이나 크고 작은 매장에서 광고를 받게 돼요. 그런 곳에서 나오는 수익이 있어요. 그리고 2023년 3월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조회수에 따른 수익을 주는 것에 대해 시범 사업을 진행했었고, 그 이후 점차 확장이 이루어졌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보너스'라는 수익 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조회수가 받쳐준다면 이 '보너스'만으로도 수익이 괜찮은 편이 되었어요.
저는 1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먹스타그램을 했었어요. 막상 먹스타그램을 시작했을 때 남들은 다 조회수가 잘 나오는데 저는 진짜 6개월 정도 조회수가 너무 안 나오는 거예요. 너무나도 우울해서 혼자 울고 그런 시간도 참 많았었는데 그 와중에도 3~4시간만 자면서 휴대폰만 붙잡고 있었어요. '나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지?', '너무너무 잘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었죠. 그렇게 하다 보니 점차 조회수가 오르다가 한 번씩 터졌던 것 같아요.
원래 제가 대전 사람인데, 먹스타그램을 하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먹스타그램을 했던 1년의 준비 기간을 마치고 말이죠. 지금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대전에 맛집 인플루언서가 많이 없었어요. 저도 뭔가 화려한 영상이나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에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런 환경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서울에 올라온 지 3년 정도가 되었죠. 먹스타그램을 한지는 4~5년 정도가 되었는데, 작년에 감사하게도 너무너무 잘 터졌어요. 물론 올해에는 제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먹스타그램을 알려주다 보니 작년에 비해 성과가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중이라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취미로 먹스타를 하면 너무 재밌어요. 어차피 하루에 삼시 세끼를 집이든 밖이든 먹게 되잖아요. 취미로 하게 된다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맛집을 많이 다닌다는 점에서 먹스타그램이 정말 재밌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먹스타그램이 전업이 된다면 내가 원하는 맛집만 갈 수가 없어요. 나의 스타일에 맞지 않지만 분위기가 좋은 맛집, 유명한 곳에 가야 하는 상황이 꽤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오리고기를 너무나 싫어하는데 이 동네에서 오리고기가 가장 맛있는 식당이 있는 상황일 때 전업 먹스타그래머로서는 안 가기에 너무 아쉬운 상황인 거죠.
물론 꼭 그렇게까지 리뷰를 할 필요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내 입맛이 전부가 아니라 보는 사람들(수요) 대부분의 입맛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곳들을 리뷰해야 한다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무의식 중에 있어서 힘든 점이 있죠.
그런데 이 부분이 무조건 단점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먹스타그램 안 했으면 절대 안 먹었을 것 같은 메뉴들을 먹게 되면서 편식도 많이 고쳐지고, 맛집에서 시그니처라고 내세우는 것들 중에 내가 싫어하는 류의 음식을 막상 먹었을 때엔 맛있는 경우도 너무 많아요. 그 맛집에서 이게 왜 유명한지 접해보는 경험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을 많은 팔로워 분들에게 또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자기만족에 그치면 안 되고 성과적인 부분을 신경을 써야 해요. 보통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달 주기로 인스타그램 인사이트에 들어가서 도달률 같은 걸 체크하고 분석하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받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일에 대한 성취감으로 인해 더욱 이 일이 재밌는 게 더 커요.
당연히 조회수도 성취감에 포함되는 요소지만 가끔씩 좀 더 큰 성취감을 느낄 때도 있어요. 제가 내돈내산으로 촬영을 하고 업로드했다가 그 매장 사장님이 연락이 와서 "여기에 올린 것 봤는데 너무 감사하다. 다다음 달 즈음에 광고로 와 줄 수 있으신가요?" 그렇게 이어지는 경우들도 꽤 있거든요. 이런 일들에서 느끼는 성취감 덕분에 먹스타를 전업으로 해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대전에서 친동생이 좋아하는 빵집을 따라가게 된 적이 있어요. 소금빵을 파는 곳이었는데 먹어보니까 너무 맛있더라고요. 간 김에 릴스를 찍고 싶어서 운영하시는 할머니한테 한 번만 문을 열어주실 수 있냐고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해주셨어요. 너무 예쁘게 릴스가 나와서 업로드했는데 조회수가 900만 회가 넘게 나왔더라고요. 그 후에 할머니 손자 분들에게 고맙다고 연락도 오고, 엄청 바빠져서 모든 가족들이 소금빵을 만든다고 해요.
또 다른 사례로 그 당시에 롯데월드 간식을 인스타에 업로드를 한 사람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거 업로드하려고 제 돈 주고 롯데월드에 들어가서 놀이기구 하나도 안 타고 3시간 반 동안 촬영을 한 적이 있어요. 그중에서 콘텐츠로 젤 괜찮았던 곳으로 세 곳 정도 올렸었는데 그중에 '소금빵젤라또'가 조회수가 잘 나왔었죠. 업로드 후 한 달이 지나고 담당자분에게 장문의 메시지로 연락이 왔어요. 이게 원래는 팝업스토어여서 15일만 영업하고 끝나는 거였는데, 정식 매장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일들이 있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또 뿌듯한 게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영상들이 성과가 잘 안 나오더라도 이런 일들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되더라고요.
인스타그램에 릴스로 맛집을 소개하는 영상이 굉장히 뜨는 추세예요. 저 역시도 맛집을 소개하는 릴스로 팔로워가 한 10만 명은 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점점 이 '맛집'을 선택하는 기준도 엄격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 집이나 친구 집 근처, 광고 들어오는 곳만 갔었는데 요즘에는 열심히 찾아보고 가려고 해요. 네이버 지도랑 카카오 지도, 유튜브를 쭉 다 찾아보거나 주변 지인들한테 계속 물어보고 해서 진짜 좀 괜찮다 싶으면 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촬영을 한 10곳에서 하게 되더라도 그중에 한 3개 정도밖에 업로드를 못해요. 맛이 없거나, 서비스가 별로라던가 등의 이유로 추천을 안 해주고 싶은 곳은 안 올리고 있어요. 요즘 경기도 힘든 시기인데 그런 곳을 제 계정에 올리면 팔로워 분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거라서 안 올리게 되더라고요.
촬영을 한다고 하면 짧으면 10분 정도, 길면 3시간 정도까지 걸려요. 평균적으로 1시간 이상 걸린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컷 편집, 녹음 등 편집 시간 같은 경우에는 최소 30분에서 길면 하루 정도 걸려요. 영상이 보통 10~15초 정도라서 만드는 게 쉽고 간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 쉽지 않아요. 한 영상을 만들 때 기획, 촬영, 편집을 거치는 모든 과정을 생각해 보면 평균적으로 6시간 이상 걸리는 듯해요.
먹스타그램이 아닌 다른 분야도 비슷하겠지만, 먹스타그램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끈기'가 무엇보다 필요해요. 물론 먹스타그램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둔다고 자질이 부족하다고 성급하게 말할 수는 없죠. 그렇지만 먹스타그래머는 프리랜서로 볼 수 있고, 일한 만큼 돈이 되기 때문에 정말 부지런해야 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정말 게으른 사람이거든요.
그래도 너무나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정도인거지,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아요. 똑같은 일을 매일매일 그것도 하루도 안 쉬고 남들은 주말에 쉴 때 저는 주말에도 일하는 게 반복되니까 그게 힘에 부치기도 해요. 처음엔 괜찮았는데 이게 몇 년이 되니까 우울함이 더 심해져 슬럼프가 찾아올 때도 있어요. 이 슬럼프는 그냥 덤덤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계속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덤덤하게 할 일을 하다 보면 점차 내 안의 슬럼프는 사라지는 거 같아요.
만약에 제 계정이 더 커져서 같이 일하게 될 팀원을 뽑게 된다면 자신의 일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을 뽑게 될 것 같아요. 이게 말이 쉽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당연히 울고 싶고 하기 싫은 거 충분히 이해가 되죠. 그런데 그거에 대해 노력하는 사람을 가끔씩 보게 돼요. 외적으로 뭐라도 하려는 사람도 있고, 내적으로도 이겨내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노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직장을 옮기거나 뭔가 미래에 대해서 말을 할 때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잘 못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그렇게 이야기했다가 내가 실행에 못 옮기게 되면 너무 민망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 학원 다니듯 하루에 2시간 이상 무조건 먹스타그램에 몰두했었어요.
‘내가 1년도 못하고 안 할 거면 그거는 내가 그 정도로 하고 싶은 게 아니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제가 마음을 먹고 하니까 1년 넘게 하고 있는 거예요. 성과와 상관없이 제가 하나의 일을 꾸준히 해본 게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서울로 올라올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취미와 일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생각엔 20대라면 한 번은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실패하게 된다면 나는 그 일에 그렇게까지 진심이 아니었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는 거고요.
한 번도 안 해보고 '뭔가 내가 해봤자 안 될 것 같아', '이미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뭘 할 수가 없대' 이런 생각을 한다면 좀 아쉽죠. 사실 저도 이런 부정적인 말을 들었었어요. 하지만 저는 진짜 노력한다면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진짜 열심히 해보자 이런 마음이었고요. 취미와 일 그 사이에서 고민이 된다면 남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본인 스스로한테 테스트해 봤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한 달이든, 일 년이든 내가 꾸준히 그 일에 대해 몰두할 수 있다면 취미도 충분히 일로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이나 주변에서 반대를 한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에요. 그러면 저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우선순위를 하면서 동시에 남는 시간에 자신의 것을 하는 데 시간을 쓰는 걸 추천해요. 그 남는 시간에는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놀러도 가고 싶겠죠. 하지만,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것에 노력을 쏟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분야에서의 자신의 실력이나 입지가 커지기 마련이에요. 그러다 보면 주변 사람들도 인정을 해주더라고요. 그렇게 만드는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다들 안정적이라고 하는 대기업이나 정년이 보장되는 회사라는 조직도 어떻게 보면 불확실하다고 생각해요. IMF 때, 코로나 때만 생각해도 100% 안전한 회사는 없다는 걸 이해할 수 있죠. 어차피 한 번 사는 거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것들을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뭔가를 하나라도 더 했으면 좋겠어요.
먹스타그램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누군가에게 소개해주는 걸 좋아한다면 굉장히 잘할 거예요. 먹스타그램은 어차피 SNS이기 때문에 취미 정도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건 없거든요. 물론 이유 없는 비방 같은 부정적인 행동은 안 되겠죠? 그저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러면서 더 잘하고 싶다면 닮고 싶은 계정을 찾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팔로워가 많든 적든 상관없이 구도나 형식 같은 걸 비슷하게 시도해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3호선 경찰병원역 근처에 '아타라시'라는 일식당이 있어요. 사장님 두 분께서 운영하시는 곳인데, 음식 맛 하나하나가 남 달라요. 전복 같은 경우에 겉에는 익어있고, 안에는 덜 익어있는데 그 정도의 차이가 너무너무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소스도 직접 만드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전복, 파스타, 생선 구이 등 메뉴 하나하나가 전부 맛있어요. 자리가 좁은 게 아쉽긴 하지만요.
또 용문시장 쪽에 '용문해장국'이라고 굉장히 핫한 '흑백요리사' 셰프 분들의 회식장소로 유명해진 곳이 있어요. 매운 뼈찜은 육수 맛부터 끝내주는데 국물을 졸일수록 무의 달큰함이 녹아들어서 감칠맛이 미쳤더라고요. 정말 강추합니다.
그리고 '세이류'라는 오마카세집이 잠실에 있어요. 원래 제가 오마카세는 돈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한 끼에 5만 원, 10만 원 이상 쓰는 게 사실 적은 돈은 아니잖아요? 여기는 1인당 런치가 6만 원 정도였어요. 가끔 협찬을 주시는 사장님들이 맛있는 거 사주신다고 10만 원대, 20만 원대 오마카세집도 많이 가봤는데 아직까지는 저는 여기가 1등인 거 같아요.
제가 소금빵이랑 푸딩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이런 디저트나 건강한 음료들이 메뉴로 이루어진 가게를 차리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여러 맛집을 다니고, 인스타그램을 운영해 본 경험들을 토대로 말이죠.
물론 그저 '꿈'일 뿐이죠. 여러 맛집을 다니고, 여러 사장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사업이란 게 굉장히 무섭더라고요. 아직 배울 내용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사업도 그렇고, 제 인스타그램 운영도 그렇고요. 그럼에도 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답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