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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인이분당 Mar 06. 2023

도멘 페블레의 그랑크뤼 와인 마셔보기

EP25 Domaine Faiveley 5종 테이스팅

이번 시음은 그랑크뤼 2종이 포함된 옵션으로 진행되었다. 와이너리에서 세부 리스트를 미리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나는 어떤 와인을 마셔볼 수 있을지 몹시 궁금했다.


Grands Climats(€120/pers) - 5 wines
3 Premiers Crus, 2 Grands Crus
2014 Domaine Faiveley Clos du Roy Mercurey 1er Cru
2018 Domaine Faiveley Aux Chaignots Nuits-Saint-Georges 1er Cru
2018 Domaine Faiveley Les Cazetiers Gevrey-Chambertin 1er Cru
2018 Domaine Faiveley Corton 'Clos des Cortons Faiveley' Monopole Grand Cru
2018 Domaine Faiveley Bienvenues-Batard-Montrachet Grand Cru


Grands Climats(€120/pers) - 5 wines


시음 공간에 들어서자 기다란 테이블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위에는 예상했던 그랑크뤼 1종과 마셔보고 싶었던 그랑크뤼 1종이 놓여 있었다. 페블레가 소유한 모노폴 중 하나인 Clos des Cortons Faiveley와 Bienvenues-Batard-Montrachet였다. 비엉비뉴라니 마시기도 전부터 행복함에 가슴이 부푸는 것 같다.

시음 장소로 들어가는 로비


시음을 위한 테이블


부르고뉴 와인 지도와 노트를 선물로!


시음은 가격대가 낮은 와인에서 높은 와인 순서로 진행되었다. 내 마음이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서일까. 첫 번째 와인 Mercurey 1er Cru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가성비가 좋아 평소에 즐겨 마시던 코뮌이지만 지금만큼은 확실히 내 마음 밖에 있다.


1번째 와인 Mercurey 1er Cru


와인 시음 중에는 담당자와 여러가지 궁금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이어서 뉘생조르주와 쥬브레샴베르탱의 1er Cru들을 마셨다. 꼬뜨드뉘에서도 강건한 풍미를 자랑하는 AOC이기도 하고 2018년은 특히 더웠던 해라 두 와인 모두 검붉은 과일향이 입안 가득 강렬하게 퍼졌다. 그것은 신선한 향이었지만 제법 익은 뉘앙스도 적당히 섞여 있었다.


2번째 와인, Nuits-Saint-Georges 1er Cru


3번째 와인, Gevrey-chambertin 1er Cru


이제는 그랑크뤼를 마실 차례.

가격이 천정부지인 부르고뉴 그랑크뤼지만 Corton은 가격 접근성이 유독 좋은 코뮌이다. 하지만 기대감이 과하면, 반드시 실망하는 코뮌일 수도 있다.

나는 적당한 기대감을 갖고 페블레의 모노폴을 마셔본다. 예상보다는 바디감이 두툼했다. 익은 과일향이 가죽, 흙과 같은 숙성향으로 잘 감싸져 있었다. 비록 선호하는 코뮌은 아니지만 그랑크뤼다운 면모의 복합적인 풍미로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첫 번째 그랑크뤼 와인 시음에 앞서 우리에게 설명 중인 도멘 담당자


4번째 와인, Corton Grand Cru Monopole


마침내 Bienvenues-Batard-Montrachet.

가이드는 지도책을 펼쳤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샤르도네가 생산되는 몽라쉐 밭에 인접한 비엉비뉴의 위치와 면적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몽라쉐 이름을 단 그랑크뤼 밭들은 샤샤뉴몽라쉐와 퓔리니몽라쉐 사이에 걸쳐있는데 비엉비뉴는 그 중 유독 면적이 작은 밭이다.

비엉비뉴의 첫인상은 만개한 하얀 꽃이었다. 마치 꽃밭을 거닐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사이사이에는 한여름의 푸르름도 느껴진다. 그리고 팔렛에서는 미네랄이 느껴졌다. 여운 또한 길었다.

가이드는 이 비엉비뉴 밭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페블레 가족은 2008년에 이 밭을 여러 노력을 통해 구입했는데 아주 작은 면적(0.5ha 정도)이기에 가족과 친인척들이 마실 양을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아 실제로 유통되는 양은 정말 미미하다고 한다.

나는 이 화이트가 신선한 캐릭터를 진심으로 강조한 화이트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차 변화가 느껴졌다. 산소와의 접촉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렌지껍질과 레몬향으로 1차 풍미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비스킷, 브리오슈와 같은 효모 뉘앙스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Lees 숙성의 영향일까나.


마지막 와인, Bienvenues Batard-Montrachet Grand Cru


모든 시음이 끝난, 미국인 관광객들이 떠난 자리에서 가이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본다. 이제는 제법 친해진 사이랄까, 그것은 아주 미묘한 친밀감이었지만 나는 이제 페블레의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AOC(Appellation d'Orgine Controlee) : 원산지 통제 명칭
Commune 코뮌 : 최소 행정구역 단위 (Meursault 또는 Meursault 1er Cru)
Climat 클리마 : 코뮌 내에 있는 포도밭의 세부 단위 (Perrieres Meursault 1er Cru)
Monopole 모노폴 : 하나의 생산자가 독점 보유한 포도밭 구획


시음한 5종의 와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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