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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lash Oct 09. 2018

진작 읽을 걸 그랬다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나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김소영)의 인스타그램은 가끔 찾아 들어간다(이분의 남편분 것도). 딱히 도서에 관해서 누군가에게 추천받는 경우가 드문 나에게 이분들이 가끔 인스타에 올리는 책들 중에 대게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있다(실제로 읽은 책들이 마음에 드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이분 인스타에 들어가서 추천한 책도 보며 겸사겸사 이분의 셀카나 영상을 보는 큰(?) 이유도 있다.


이분의 인스타를 팔로우하는 분들이라면 대충 이미 짐작을 하고 있었겠지만, 책의 내용과 비슷한 주제로 많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었다(풋풋한 신혼 생활이라던지, 은근한 남편 자랑이라던지). 물론 책과 책방 그리고 일본 여행에 관한 포스팅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관련돼서 책을 쓰고 있다는 포스팅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그 포스팅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분이 많았고 그 포스팅들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 책에서 어떤 신선함이 어쩌면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모든 페이지에 핑크색 그라데이션이 입혀진 이 여성여성한 책을 쉬지 않고 5시간 남짓하는 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서 옆사람의 눈길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히 풋웃음 지으며 다 읽었다. 


책은 저자가 회사를 퇴사해서 책방을 열며 겪는 과정과 현재 진행형의 책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가 될 수도 있고 퇴직한 이가 개인사업을 위해 몸소 발로 뛰는 모습을 그려낸 현실적(?) 경제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고 또는 책을 좋아하는 이가 책을 통해 결국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자서전이 될 수도 있다. 이 분의 글이 이미 인스타에서 길들여진 탓인지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유머들로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대부분의 재미있는 요소들은 신혼생활에 관련해서다).


덧, 이 글은 어디까지나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이지만, 솔로라면 다 읽고 나서 약간의 우울함이 찾아올 수 있다.


책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되는 와중에 읽어서 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도 언젠가는 책에서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조금씩 생겼다. 어릴 때 책을 멀리하다 20대 후반에 들어서 책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된 내게 이 책은 책에 대한 열정을 조금 더 불어넣어줬다. 이제는 책을 시작하는 게 두렵지 않고 또 아직 내가 읽지 못한 책들이 이 세상에 너무도 많기에 이 책들을 읽을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인생 막연한 낙이 되어가고 있다(추천도서들이 책의 마지막 장에 있다). 요즘 점점 적어가는 책 리스트들을 보면 시간이 앞으로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보일 정도다.


책을 어릴 적부터 진작 읽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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