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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미아 Mar 28. 2021

Nobody? No, She is Somebody!

영미시 리뷰: 에밀리 디킨슨과 그녀의 작품들


Nobody? No, She is Somebody!

Emily Dickinson에 관련된 일화를 보면 이 사람은 참 특이한 사람이라고 짐작된다. 명확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삶의 말년에는 흰 옷만 입은 채 다락방에서 생활했다고 했던 Dickinson. 누구든 흰 옷을 계속 입고 싶으면 입을 수 있는 것일 텐데, 왜인지 모르게 Dickinson의 경우는 평범하지 않게 다가온다. 게다가 1800편이 넘는 방대한 양의 훌륭한 작품들을 남긴 그녀이기에 더욱이 범상치 않은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보인다.


청교도 집안에서 자라고, 평생을 혼자서 살아온 Dickinson의 시는 지루하고 뻔한 내용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하나 같이 주제가 다양하고 ‘경험이 없을 것 같은 그녀에게서 이런 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진진한 작품들도 많다. 때문에 Emily Dickinson과 완성도가 높은 그녀의 작품들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녀가 살아있을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Dickinson이 여성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며, 그녀가 작품을 쓰는 스타일 자체가 독특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자신의 능력에 비해 평가가 절하되는 상황에서 과연 Dickinson이 가졌을 마음가짐이 어떠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어떠한 생각 이었는지도 “I’m Nobody”와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를 통해 알아볼 것이다.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
- Emily Dickinson

Dickinson이 본인의 작품에 가진 태도가 어떠한지는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에 잘 드러나있다.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 전문

이 시 속 ‘I’ 가 마시는 술은 ‘brewed’되지 않았고, 독일의 라인 강가에서도 빚어내지 못하는 술이다. ‘Inebriate of Air––am I–– / And Debauchee of Dew’라는 구절을 통해 ‘I’ 를 취하게 하는 것은 ‘자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Bee’와 ‘Butterflies’가 취하기를 포기하더라도, 화자는 ‘Seraphs’가 눈의 모자를 흔들 때까지, ‘Saints’가 창가로 내달려 올 때까지 술을 마시겠다고 분명한 태도를 보인다.

보수적이고 경건한 청교도 집안에서 자란 Dickinson과 술에 잔뜩 취한 ‘I’는 동일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녀는 화자를 페르소나로 세워 자신의 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보통의 술주정뱅이는 전봇대에 기대 자기 마련인데, ‘I’ 는 ‘sun’에 기대어 있다. 여기서 ‘sun’이란 지상의 것이 아닌 자연의 것, 즉 시인의 영역을 암시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I’ 가 취하는 술은 자연이다. 그러므로 화자가 취하는 행위는 ‘시를 쓰는 것’이 되는 것이다.

즉, 이 작품을 통해 Dickinson은 자신이 시를 쓰는 것에 얼마나 빠져 있었는지를 암시하고, 자신의 시가 ‘천상의 존재들도 보러 올 만한 것이다’라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I’m nobody! who are you?
- Emily Dickinson


Dickinson이 당당하게 드러내는 자부심 만큼, 그녀의 작품들은 실제로도 훌륭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대중들의 외면이 그녀가 마주한 현실이었다.


‘I’m Nobody! Who are you?’ 전문

이러한 상황을 드러내는 시가 “I’m Nobody!, Who are you?” 이다. 시에서 ‘I’는 ‘Nobody’, 즉 이름이 없는 사람이다. 게다가 청자에게 당신도 그러한 이름이 없는 사람인지를 물어보고는, ‘우리는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화자이다. 또한, ‘Nobody’와는 달리 이름을 떨친 ‘Somebody’가 되는 일은 ‘dreary’한 일이 아니냐며 청자에게 당연한 일인 듯 되묻기도 한다. 그러면서 화자는 ‘Somebody’는 개구리처럼 요란 하기만 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Dickinson에게 ‘Somebody’는 시끄럽게 자신의 이름을 외쳐대는 개구리일 뿐이고, 6월 내내 울어 대던 개구리가 한 달이 지나면 사라지듯이 그들의 인기도 한 철 뿐이라는 것이다.

이 시를 보면, 과거 인정받는 작가의 삶을 살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끼거나 좌절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꽤나 다른 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하게 자신이 ‘이름이 없는 사람’이라고 인정하며, ‘유명 인사의 삶은 한 철 이야!’ 하며 말하는 듯한 Dickinson의 태도가 남다르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녀가 자신의 일과 작업에 대해 끝없는 자부심을 가졌던 것은, 지금의 Emily Dickinson이 누구나가 다 누구나 다 인정하는 대단한 작가이자, 한 철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을 ‘Somebody’가 된데에 일조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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