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로그#운전면허#2종 보통
갓 스무 살이 된 친구들에게 감히 내가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운전면허는 꼭 시간이 많을 때 따라고 해주고 싶다. 왜냐면 나는 20대 후반이 된 지금에서야 땄기 때문... 무련 68만 원이나 주고서 말이다.
꼭 면허가 있어야 하나?
사실 지금도 꼭 면허가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나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없어서 불편하거나 곤란한 경우들이 생겼다. 예를 들면, 반려견을 데리고 병원 등 어딘가로 가야 하는데 대형견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을 때(어느 날은 왕복 12km를 걸어갔다 온 적이 있었다), 가족여행을 가도 내가 면허가 없어 운전을 엄마가 해야만 할 때, 어린 조카들과 놀러 가려면 대중교통으로는 택도 없을 때.. 등등.. 슬금슬금 불편한 순간들은 잦아지는데 직장에 다닐 때는 시간이 애매해 면허 딸 생각을 못했었다. 하지만 내 인생에 백수가 되는 순간도 생기게 되었다.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아니고선 면허를 딸 기회가 점점 줄어들 것 같아, 동네에 있는 학원을 등록했다.
기능연습+시험, 주행 연습+시험을 포함한 학원비는 68만 원,
감독관들은 기능/주행 수업 중 졸고 있다.
면허 따는데 왜 이리 화가 나는 건지... 나의 섬섬옥수로 모아둔 돈이 이렇게 날아가는구나 싶었던 2주. 면허는 다행히도 한 방에 땄다. 길이 익숙한 동네에서 따서 그런지,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합격했다. 다행이었다. 다시 시험을 보는 것도 싫은 일이겠지만, 지난 1주일간 평일 내내 학원에 4-5 시간씩 있다 보니,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꼭 필요한 시간이겠지만 왜인지 아깝다고 느껴졌던 시간..
아무튼 내 손에 쥐어지는 합격 목걸이..!
운전은 나의 영역이 아닌 것 같고, 운전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은 어른 같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제는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막상 직접 운전을 해보니까, 진짜로 대단한 게 맞다. 운전하면서 차선을 지키고, 차로를 옮기고,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를 보고, 내비게이션까지 보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요? 차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덜덜거리는 나로서는 차에 타면 조수석에 앉는 게 더 익숙했던 시절이 그립다. 새삼 주차를 한 방에 하는 엄마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27살의 여름.. 나도.. 그렇게 하는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