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했는데..
마지막 글로부터 약 10일 정도 지났네요.
저는 저만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제 패턴을 파악하여 어느 곳에서 어떻게 일하는 것이 제일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나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어요.
나의 출근을 감시하는 곳(회사)이 없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저에게 큰 자유를 줍니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거든요. 일어나던, 밥을 먹던, 일을 하던, 무엇을 하든지 간에 아무도 터치하고 잔소리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곧 단점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게으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매우 게으르며 최고로 편한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죠. 그러나 사회 시스템이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직장이 있으면 출근을 해야 하고, 학생이라면 학교를 가야 하죠. 그렇게 우리의 뇌가 게을러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들이 우리를 움직이게 합니다.
저의 경우는 다릅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더 많은 시간적 자유가 발생하면 더 많은 것에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더 많은 수익과 결과를 내어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다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시간의 제약이 있던 직장인 시절에 더 타이트하게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간의 제 패턴을 살펴보면, 일단 출근시간이 약 1시간 정도 지연되었습니다.
기상은 현재도 회사 다닐 때와 똑같이 자고 일어납니다. (물론 더 뭉그적 거려도 아무도 신경 안 쓰지만..) 어쨌든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 제일 먼저 정한 룰입니다. 일단 똑같이 자고 일어나자.
회사를 다닐 적에는 회사가 비교적 집과 가까웠기 때문에, 8시에 기상을 해도 충분히 9시 출근까지 문제가 없었습니다. 8시 43분 지하철을 타기 위해 촉박하게 움직였던 그때의 아침과 지금의 아침은 매우 다릅니다. 지금의 아침은 일단 출근시간에 제약이 없습니다. 제가 출발하고 싶을 때 출발하면 됩니다. 근데 보통 보니 10시쯤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아무리 여유를 부려도 10시에는 사무실에 도착하게 되는 셈이지요.
10시에 도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여유로운 출근시간도 있지만, 사무실이 집과는 이전 직장보다는 꽤 먼 곳에 있어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아마 9시에 여기 도착하려면 7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저는 수면시간을 최소 7시간 30분~8시간은 지켜야 하는 사람이기에 그냥 10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퇴근은?
퇴근은 없습니다. 저는 현재 디자인과 공방 2가지 업을 유지 중에 있습니다. 공방은 취미에 조금 더 가깝긴 하지만 상당시간을 투자하는 중입니다. 그렇기에 잠을 자기 전까지는 퇴근이 없는 셈입니다. 대신 중간중간에 제가 원하는 시간들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사실 퇴근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루틴을 만들어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출근이지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을 정해야 하니까요.
처음 이틀 정도는 아침에 일어나 너무나도 침대를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루틴은 확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씻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이것만 해도 종일 집에서 일하더라도 나태해지거나 늘어지지 않더라고요. 집에 있다고 하더라도 종일 잠옷 차림으로 있는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이걸 주말에도 적용시켰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주말도 꽤나 부지런한 하루를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사소한 것 하나 루틴으로 만들었을 뿐인데, 하루가 달라졌습니다.
우리의 습관을 정착시키는데는 큰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걸 깨달았습니다. 뭔가 새로운 습관(루틴)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사소한 것 하나 딱 바꿔보세요.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