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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아 Oct 15. 2020

시누이


시누이는 나와 연배가 같다.

그래도 지 오라비 안사람이라고 나를 ‘형님’이라고 부른다.


시누이 얼굴은 지 오라비만큼이나 잘났다.
서방이나 시누이나 시어머니 얼굴은 물려받지 않은 모양이다. 시어머니는 나만큼이나 못생겼는데…
 
시누이는 내가 시집오기 전 해에 옆 동네로 시집을 가서 시집살이 초기에는 거의 보지 못했고, 나중에 자식들이 자라고 양쪽 집 시어머니가 나이를 잡수신 후 자주 왕래하며 지냈다.
 
시누이는 무섭지 않다.
시어머니만큼이나 똑똑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엄하게 대하지 않는다.
생판 남의 집에서 온 이방인인 나를 경계할 법도 한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스스럼없이 나를 대했다.
자기가 먼저 남의 집 부엌데기 신세가 되어봤으니 내 신세를 이해하는 건지.
 
이유야 어쨌든 난 시누이가 좋다.
서방보다 훨씬 더 좋다.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자랐으면 아주 절친한 동무가 되었을 거다.
시누이는 여장부. 나는 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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