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아 Oct 15. 2020

테레비


큰 딸내미가 시집을 잘 간 것 같다.
시집보낼 땐 몰랐는데, 사돈댁이 쉴찬히 잘 사는 모양이다.


딸애가 시집가고 나서 큰 사위가 딸애를 데리고 종종 들리는데, 올 때마다 값나가는 물건을 선물이라고 가져온다.
이번엔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쇳덩어리를 들고 왔다. 테레비란다.
라디오랑 비슷한데, 이건 목소리만 나오는 게 아니라 사람 얼굴도 나온다.
세상에.
 
테레비가 생기고 나니 애들이 테레비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나도 같이 앉아 종일 보고 싶지만 할 일이 태산이다.
이 마을에서 처음으로 테레비를 들여놓은 집이라, 온 동네 사람들이 테레비 구경을 하겠다고 몰려드는 바람에 한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작가의 이전글 라디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