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아 Oct 17. 2020

달걀

난 달걀이 정말 좋다.

물론 달걀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냐만은.


우리 가족은 늘 아침을 챙겨 먹었는데, 언제부턴가 엄마가 아침을 차리실 때면 나는 옆에서 식구 수대로 달걀프라이를 부쳤다.


그때는 완숙 프라이와 삶은 완숙 달걀이 달걀을 요리하는 유일한 방법인 줄 알았는데, 여행기자로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달걀 요리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반숙 프라이를 처음 먹어보았고, 안 익어 줄줄 흐르는 노른자에 꽂힌 후부터는 수란이 나의 최애 달걀 요리가 되었다. 그다음으로는 반숙 프라이, 스크램블, 삶은 달걀 순이다.


그러니 내 집에서 달걀을 삶는 일은 거의 없고, 삶은 달걀이 반드시 올라가야 하는 음식을 만들 때만 삶는데, 삶은 달걀 하나를 만들기 위해 가스와 물을 쓰는 게 아까워 한 번 삶을 때는 보통 서너 개를 삶는다.


그리고 나면 하루 이틀 후, 저 삶은 달걀을 어떻게 처치하지... 하는 고민에 빠지기 일쑤다.


그냥 심심하게 소금 찍어 먹자니 이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삶은 달걀 올릴만한 라멘 같은 요리를 하자니 일이 너무 커지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까 해도 너무 무난해서 별로 안 땡긴다.


그래서 열심히 구글 검색 돌입.

사진을 검색하다 맘에 쏙 드는 걸 발견했다.

바로 데빌드에그.

다소 무난할 수 있는 기본 데빌드에그에, 바삭하게 튀기듯 구운 베이컨칩과 파를 올리고 말린 고추 조각을 뿌려줬더니, 아주 섹시한 데빌드에그가 탄생했다.


재료도 심플.

만드는 방법도 심플.

베이컨 구워지는 시간 동안 모든 재료 준비 완료.


이렇게 쉽고 빠르면서 사진빨까지 끝내주는 요리라니.


오늘의 요리.

대만족이다.

작가의 이전글 애증의 밀크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