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내겐 새벽 두 시나 다름없는 이 시간에 아침을 먹어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오늘따라 안 하던 짓을 하고 있는 이유는,
몇 주간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면서 마음이 계속 불편했던 터라,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에 맞춰 살아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 몸이 생겨먹은대로 자연에 순응하며 야행성으로 살면서 마음이 불편한 이유가 사회적 세뇌로 인한 것은 분명하나, 그 세뇌를 떨쳐버리지 못한채 매일을 죄책감에 시달린다면 이 또한 내 정신건강에 해가 되는 일이니, 과연 몸을 따르며 마음이 불편한 것이 내게 더 나은 삶인지, 머리를 따르며 몸이 피곤한 것이 더 나은 삶인지는 임상실험을 좀 해봐야 알 것 같다.
실험 첫 날인 오늘.
카페인으로 짱짱한 드립커피 두 잔과 당도 높은 토스트를 먹었더니 정신이 번쩍 난다.
긴 하루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