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너츠가 땡겼다.
비가 주륵주륵 내려서 나가기 싫어 그냥 집에서 제조 시작.
어디에선가 미니 도너츠 레시피를 본 기억이 났다.
묽은 반죽을 스푼으로 떠 넣어 튀기는 방법인데, 반죽이 너무 묽어 그런지 도너츠가 전부 촉수 달린 외계생명체 모양이 되었다.
모양은 끔찍하지만 맛은 대박이다.
사 먹는 것보다 촉촉하고 건강한 맛이 난다.
신나게 튀김요리를 하고 나면 나를 기다리는 것은 기름으로 만신창이가 된 주방.
열심히 기름을 닦을 때마다 다시는 집에서 튀김요리를 하지 않겠노라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잊고 또 튀긴다.
마치, 아이를 낳는 산모가 진통을 하며 둘째는 절대 낳지 않겠다 다짐하고는 둘째, 셋째를 계속 낳는 것과 같달까.
어쩌면,
두 경우 모두 만드는 과정의 고통보다 결과물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