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겠지만, 뭐든 시기에 따라 한 가지에 푹 빠져있다가 얼마 지나 다시 다른 걸로 갈아타는 내 모습을 자주 본다. 인내심이 없고 금방 질려하는 성격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나라, 한 도시에서도 오래 살지 못하고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거겠지. 이런 습성은 먹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요즘은 한국식 달걀 토스트에 빠져 있다. 버터가 아닌 마가린을 듬뿍 녹인 팬에 몸에 좋지 않은 싸구려 흰 식빵을 굽고 달걀을 베이스로 한 재료로 채우는 그런 토스트. 얼마 지나면 사라져버릴 욕구이므로 지금 열심히 먹어보기로 했다. 오늘 만든 토스트는 세 가지 맛의 원팬토스트. - 비건 치즈와 마요네즈 - 시금치와 비건 치즈, 스윗칠리소스 - 말린 토마토와 비건치즈, 스리라차소스 버터가 아닌 식물성 마가린에 식물성 재료로 만든 치즈를 사용하고 우유 대신 귀리 음료를 곁들여 완벽한 “유제품 제로” 밥상이 되었다. 셋 중 가장 맛있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시금치 토스트다. 생시금치의 아삭함이 신선한 느낌은 물론 건강한 기분을 느끼게 하며, 스윗칠리 소스의 달콤함과 약간의 고추 맛이 마가린과 치즈, 마요네즈의 느끼함을 중화시켜준다. 워낙 느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치즈와 마요네즈만 넣은 토스트를 원탑으로 꼽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