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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아 Feb 01. 2021

다마고산도


일년 전 오늘 즈음.


겁에 질린 얼굴을 한 중국 우한 젊은이들의 동영상을 보았다.


그때만해도 이 바이러스가 중국 내에서만 퍼지다가 사라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우한 사람들이 불쌍하긴 하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며, 영국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떠날 준비에 한창이었다.


일본에 가면 각종 편의점의 다마고산도를 모두 먹어보리라 다짐하며 설레는 날들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젠장할 바이러스 때문에 일본 영토에 발도 들이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5개월을 기다려도 못 갈 줄 알았다면,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도쿄 공항에서 다마고산도를 사먹었을거다.


여러 번의 일본 여행 중 마지막 방문은,

쿠마모토에서 지진을 경험했던 2016년 4월이었다.

도착한 다음날 지진이 발생해 현지 식당엔 발도 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

당시 머물던 4일동안 먹은 것이라고는 친구네 마당에서 캠핑하며 만들어 먹은 주먹밥이 전부다.


그간의 여러 경험들이 내게 일본을 멀리하라 얘기하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일본음식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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