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동지다.
팥죽 먹는 날.
나는 무슨 날, 뭐 먹는 날 이런 것은 꼭 챙긴다. 뭔가 이유가 있어 그 날짜에 그 음식을 오랫동안 먹어온 걸 테고, 그 날 먹지 않으면 연중 다른 날 그 음식을 굳이 찾아 먹게 되지 않을 텐데, 안 먹고 지나가면 뭔가 아쉬워서 그렇다.
새해엔 떡국, 정월대보름엔 오곡밥과 9가지 나물, 복날엔 삼계탕, 추석엔 송편 등등.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영국과 미국에서는 날짜별로 먹거리를 정해 ‘오늘은 National ~~ Day’ 라며 그 음식을 먹는다. 영국 따로, 미국 따로 자기들끼리 정한 날들도 있고, 온 세계가 다 같은 음식을 먹는 날인 ‘International ~~ Day’들도 있다.
언제 누가 정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음식과 요리를 업으로 삼고 있거나 나처럼 취미로 푹 빠진 사람들은 그 ‘푸드 캘린더’를 따라 그 날에 해당하는 음식을 요리하거나 사 먹고 인스타에 올린다.
제이미 올리버가 자기 계정에 “내일은 팬케이크 데이니까 내가 쉬운 팬케이크 레시피를 보여줄게. 아내가 일어나기 전에 만들어서 침대로 가져가면 사랑받겠지?” 이러며 팬케이크 만드는 동영상을 올린다든지.
“오늘은 프렌치프라이 데이야. 죄책감 느끼지 말고 맘껏 먹자!!”며 다수의 푸디들이 감자튀김 먹는 인증샷을 올린다거나.
그런 것들.
이년 전인가, 펜케이크 데이에 김치부침개를 만들어 비한국인 동료들에게 한국 팬케이크라며 줬더니 게눈 감추듯이 없어졌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난 오늘을
한국의 National Red Bean Day로 부르기로 했다.
전 국가적으로 팥 먹는 날.
팥죽을 먹고 싶으나 직접 끓이자니 게으름 병이 도져 귀찮고, 그렇다고 인스턴트 팥죽이 맛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지난번 사다 냉동고에 쟁여두었던 호빵을 데워 먹었다.
팥죽이 아니면 어때. 팥이면 되지.
훠이~~ 훠이~~ 도깨비야 물러가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