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by 이주아

요즘 새로운 음식 세계를 경험 중이다.

채식주의자 친구가 머물고 있어 채식만 해 먹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은 아니라서, 고기와 생선, 해산물은 먹지 않고, 달걀과 유제품은 먹는다.


친구는 자기 때문에 나까지 고기를 안 먹을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지금 아니면 내가 언제 혼자서 채식을 해볼까 싶어, 핑계 김에 덩달아 해보는 중이다.


나는 고기쟁이다.

고기의 식감과 맛을 사랑한다.

그래서 채식주의자들의 인생에는 고기를 먹는 즐거움이 빠져 있는 거라며 측은해했었다.

또한 고기 없는 요리가 얼마나 맛있고 다양하겠나 의구심이 들었고, 영양 면에서도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 몸의 근육을 사용하게 하는 힘찬 에너지는 또 다른 동물의 근육에서 얻는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약 두 주간 고기 없이 요리를 하다 보니, 채식이 그렇게 재미없고 뭔가 부족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고기를 주재료로 한 요리를 할 땐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재료들을 사용하게 되고, 요리하는 방법 또한 다양해진다. 또 이 채소 저 채소를 함께 소진할 레시피를 찾다 보니, 지금까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던 새로운 음식을 알게 되면서 내 음식 세계가 넓어지고 있다.



오늘 만들어 먹은 음식은 Stuffed Portobello Mushroom이다.

포르토벨로 버섯은 양송이버섯과 같은 류의 버섯으로, 넓적하고 크며 껍질은 약간 갈색이다. 뒤집어서 몸통을 제거하면 얕은 국그릇 같은 모양이라, 여기에 속을 만들어 올린 후 모짜렐라 치즈를 뿌려 구우면 맛있고 영양도 높으며 보기에도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속 만드는 재료는 뭘 넣어도 좋다. 만두나 비빔밥을 만들 때처럼 그냥 있는 재료나 먹고 싶은 재료를 아무거나 쓰면 되는데, 주로 사용하는 레시피에는 양파와 마늘, 토마토, 타임 등의 지중해산 허브가 반드시 들어간다. 여기에 간 소고기를 넣으면 볼로네제 소스를 올린 버섯구이가 되고, 다른 것을 더하지 않으면 비건 요리가 된다.

나는 식감과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속에 빵가루와 파마산 치즈를 더했고,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 구웠다. 탄수화물 섭취용 사이드는 고구마 구이.

훌륭하다.


아직 고기가 마구 땡기거나 하지 않는 걸 보니, 채식만으로도 내 몸에 부족한 건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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