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영국을 떠날 준비를 하면서, 온 집안을 채우고 있던 기가 차게도 많은 물건을 보고 내 소비성향에 대한 반성을 했더랬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미니멀하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왠지 일본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부모님 댁에서 지내 온 지난 두 달간을 돌아보니, 살림살이도 살 필요 없는 이곳에서 딱 내 한 몸에 필요한 것만으로 꽤 많은 걸 사들였다.
봄/여름용 가벼운 옷 몇 벌, 하이킹슈즈, 하이힐, 요가 매트, 휴대용 스피커...
살 때마다 ‘일본 갈 때 다 어찌 가져가나’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당장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산다.
두 달 전 일본에 도착했으면 그곳에서 이미 샀을거야... 라는 생각도 하며.
아...
미니멀라이프는 내겐 도달할 수 없는 먼 나라 얘기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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