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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아 Sep 14. 2020

물의 힘

인디언 서머가 왔나. 어제 오늘 런던 날씨가 끝내준다. 그리고 오는 주 내내도 끝내줄 예정이란다. 지금 런던에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웨스트런던에 속한 지역으로, 런던 중앙에서 약간 서쪽, 탬즈 강 북부에 위치한다. 서울로 치자면 홍대 쯤 될까. 여기에서 바로 동쪽에는 명품과 고급 레스토랑, 비싼 집들이 줄지어 있는 시크한 첼시(Chelsea)가 있고, 서쪽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내륙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사는 컬러풀한 풀럼(Fulham)이 있으며, 남쪽과 서쪽 방향으로 걸어서 30분 거리엔 탬즈 강이 자리한다. 구불구불한 탬즈 강을 따라 조성된 강변산책로는 약 300km 가량 이어져 있는데, 전 구간 걸어서 산책할 수 있고, 일부 구간은 자전거로도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건강한 성인 걸음으로 약 열흘이면 탬즈 강 둘레길을 완주할 수 있다는 얘기.


오늘 이 길을 따라 약 두어 시간을 걸었다.

강이건 바다건 호수건, 물가에서 노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


걷는 내내 강 위에서 배 타는 사람들을 보면서 군침을 흘리다, 곳곳에 위치한 보트클럽을 지날 때마다 슬그머니 눈치만 보고 지나쳤다.


구명조끼 없이는 물에 뜰 줄도 모르면서, 물에서 노는 건 왜 그리도 좋은 건지.


물귀신에 홀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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