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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로운 숲 혜림 Nov 13. 2024

손끝으로 따라 쓰는 감사 명언-28일

언니 집에 처음 왔을 때, 나는 그동안 나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털어놓았다.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도 말했다.

나는 언니가 우리의 사랑을 안타까워하길 바랐다.

하지만 언니는 매몰차게 말했다.

"이제 사랑따위 꿈꾸지마. 그냥 아이만 봐."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자

언니는 내가 그 남자와 연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았다.

언니의 아이들을 시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

자기 전에 핸드폰을 반납하라는 말까지 했다.

나에 대한 간섭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그 남자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어느 날,

그 남자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평소와 말투가 많이 달랐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집에 있던 도수가 높은 술 한 병을 모두 마셨다고 했다.

그 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도와줄테니까 어서 돌아와.

당신은 그 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야.

돌아와서 당신이 해야할 일을 해.

그런 사람한테 당하지 말고."


나를 진심으로 위해주는 마음이 느껴졌다.

도와준다는 그 말 한마디가 컴컴했던 어둠 속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희망이 생겼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문을 열자 아이가 인사한다.

"엄마, 다녀오셨어요."

"너도 오늘 하루 잘 지냈니?"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인사이다.

하지만 나는 이 인사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왔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상이 될 수 있다.

누구에게는 당연한 삶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삶이 될 수 있다.


나는 매일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그러기에 감사하다.

모든 나의 일상이 감사하다.

모든 나의 삶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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