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로운 숲 혜림 Nov 12. 2024

손끝으로 따라 쓰는 감사 명언-27일

언니는 내가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까지 간섭했다.

다른 사람과 연락하는 것을 철저히 관리했다.

외부와 연락하는 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아이와 함께 살 집을 청소하기 위해 혼자 집을 나섰다.

때마침 그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언니의 행동이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

당장 그곳에서 나오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갈 곳이 없었다. 

그 사람에게 내가 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미 언니는 나의 정신을 지배한듯 했다.


그 남자는 나에게 화를 냈다.

왜 이렇게 바보 같이 사냐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만큼 스스로 아무 것도 결정 할 수 없을 만큼 나약해져 있었다.

아이가 좋아질 수 있다면 그 누구든 믿고 따르고 싶었다.


나는 계속 그 사람과 통화를 하며 청소를 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보다 늦어지자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그 사람에게 우선 전화를 끊자고 했다.

그리고 언니 전화를 받았다.

"너 왜 안와? 청소 다 끝났으면 얼른 집으로 와."


그 사람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언니에게 연락이 온 상황을 말했다.

황당하다는 듯 그 사람은 나에게 어서 정신을 차리라고 말했다.

나는 언니가 지나친 간섭을 한다는 걸 느꼈지만 어쩔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알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가 참 바보 같았다. 

처음에는 잘 해주는 듯 다가오다가 점점 나를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혹시라도 그 사이가 깨질까봐 유리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대했다.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그 사이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내 마음이 다치는 줄도 모르고 상대방의 마음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다르다.

내가 가장 소중하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를 얻게 해준 공황장애에게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이전 26화 손끝으로 따라 쓰는 감사 명언-26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