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모든 인연을 끊고 아이만 바라보기로 살기로 했다.
그 사람의 연락처도 지워버렸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매일 밤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났다.
한 번은 꿈속에서 그 사람도 모든 걸 정리하고 내가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우리는 이곳에서 새롭게 함께 시작했다.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눈을 떴을 때, 그 사람은 없었다.
나는 방구석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세상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집을 샀지만 바로 들어갈 수가 없어 언니네 집에서 잠시 함께 지냈다.
아이는 처음에는 좋아지는 듯했다.
언니네 아이들과도 잘 지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우리에 대한 다정함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그저 불편한 손님일 뿐이었다.
그 사람과 연락을 끊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늦은 밤 그 사람에게 문자가 왔다.
'어서 돌아와.'
문자를 확인하는 내 모습을 보고 언니가 말했다.
"아이만 바라봐. 사랑은 사치일 뿐이야."
나는 너무나 살고 싶었다.
그 사람에게 답장을 했다.
'다시는 연락하지 마.'
나는 문자를 보내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엄마 말이라면 꼬박꼬박 잘 듣던 아이가 5학년이 되더니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네" 하고 대답하던 아이가 끝을 흐리며 "응"이라고 한다.
아이의 모습을 본 그 사람이 다가온다.
"공부는 못해도 괜찮아.
하지만 어른에 대한 예의는 잘 지켜야 한단다.
그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야."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처음에는 꾸지람을 듣는 아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사람은 아이의 아빠로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아이의 아빠가 되어 주었다.
감사하다.
함께 해주는 그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