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필사하는 이유

세상을 기쁨으로 물들이고 싶다

by 지혜로운 숲 혜림

내가 초등학생일 때는 매일 쓰기 숙제가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바둑이, 영희, 철수"


네모 반듯한 쓰기 공책에 한 글자씩 연필을 꾹꾹 눌러 글씨를 쓰곤 했다.


그 덕분에 나는 오른손 세 번째 손가락 뼈가 휘었다.


그리고 연필이 편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홈이 하나 생겼다.


휘어진 손가락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하지만 그때 열심히 연필을 잡은 덕분에 나는 글씨로 꿈을 이루었다.


이제는 휘어진 손가락이 자랑스럽다.



나는 5년 전, 공황장애로 세상을 떠나고 싶었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었다.


이랬던 내가 필사로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됐다.


필사를 하면서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글씨를 쓰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다.


나를 알아간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이다.


이 기쁜 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게 바로 내가 필사를 하는 이유다.


필사를 통해 나의 기쁨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그럼 너도, 나도, 우리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 테니까.




당신에게도 내 기쁨이 전해지길 바란다.


-지혜로운 숲 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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