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꽃 피우리

인간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by 지혜로운 숲 혜림

2024년 목표 중 하나가 운동이었다. 그런데 벌써 5월이 며칠 남지 않았다. 더 이상 운동을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파에 누워있는 남편을 깨웠다.

"자기야, 우리 나가자! 그냥 걷다 오자!"

이렇게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올해도 운동은 안드로메다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



나오기까지는 엄청난 결심과 다짐이 필요했지만 막상 밖에 나와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니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에는 느낄 수 없는 선선함이었다. 혹시나 몰라서 챙겨 입은 카디건이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다. 카디건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팔짱을 끼고 걷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남편이 말했다.

"자기 추워? 들어갈까?"

"아냐, 걷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이대로 들어갈 수는 없어!"

놀이터를 지나 계단 아래로 내려와 천변을 걷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보이지 않던 예쁜 꽃들이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이 많은 꽃이 도대체 언제 피어난 걸까?

우리의 운동을 환영해주는 꽃들!


꽃은 저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었다. 노랑은 노랑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었고, 보라는 보라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서로 그 아름다움을 비교하거나 시샘하지 않았다. 그냥 꽃이라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어떠한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어릴 때부터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걸 배우며 살고 있다. 그건 아마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잠투정을 안 하고 순한 아이와의 비교, 이유식을 잘 먹는 아이와의 비교, 대소변을 잘 가리는 아이와의 비교...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비교를 받고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꽃은 다르다.

서로를 비교하지 않는다. 그냥 피어난 것만으로 존중받는다

그 자체로 아름답다.


게다가 늦은 시간이었기에 꽃을 바라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은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피어난 게 아니었다. 오로지 꽃은 자신이 태어난 목적에 따라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인간은 다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내가 무얼 잘하고 좋아하는지 보다는 타인이 보았을 때 좋고 나은 것을 선택한다. 그러기에 인간은 나로서 피어나지 못한다. 눈치만 보며 자신이 어떤 꽃인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꽃은 피고 나면 시들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이기에 시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활짝 꽃을 피운다.

인간도 단 한 번 사는 인생, 내가 어떤 꽃인지는 확인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 꽃이 어떤 꽃이든지 간에 피어난 그 자체로 아름답다. 인간은 살아있는 그 존재 자체로 아름답다. 그러니 꽃 피우길 주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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