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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ya Dec 16. 2017

동상이몽

영화 <강철비>를 보고

우리나라가 처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인지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한 주제의 영상이 이미 관객들에게 익숙한 탓에 화려한 배우들의 연기에도 불구하고 식상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고 북한의 넘버원과 함께 본의 아니게 남한으로 내려온 정보원 엄철우와 남한의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가 전쟁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 가족애와 동포애도 있고 외세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한 민족이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남한의 철우와 북한의 철우는 한 언어를 사용하는 한 민족이지만 이름을 뜻하는 한자의 차이만큼이나 서로의 입장은 달랐다. 어찌 철우들뿐이겠는가. 각자의 욕심도 가지가지 천차만별이니 답이 없기는 매 한 가지지만 그렇다고 안 굴러가는 세상은 또 아니지 않은가. 


전쟁 직후 세대인 우리에겐 너무나 식상한 것 같은 이 이야기가 젊은이들에겐 새롭고 흥미로운 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나오는 청년들의 눈빛은 반짝이고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걸 보면서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강철비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친구 왈 핵전쟁의 위험성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대답. 사실 강철비는 전 세계에서 사용 금지된 클러스터형 로켓 탄두이지만 그 친구의 대답 또한 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어느 누가 전쟁을 원할까마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행동이 말에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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