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퇴사 메일.
휴직 후 오랜만에 돌아와서 퇴직 메일을 쓰려니 그동안의 추억이 물밀듯이 생각나서 아쉬운 마음이 커집니다.
휴직 중이라서, 퇴직계를 내고도 거의 모든 분들께 알리지 못했습니다.
퇴직 날도 아닌데, 미리 알려드리는 게 맞을까 싶어서 연락을 못 드리다가, 이렇게 당일에야 메일로 인사드리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저는 2006년 12월 17일에 회사에 입사를 했고 만 17년 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네요.
생각해 보면, 태어나서 어느 한 곳에 이렇게 제 적을 오래 둔 곳은 회사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막상 퇴직을 하려니 입사 전날의 다짐부터 모든 게 생생하게 기억되 놀랍기도 하네요.
항상 회사가 저에게 가야 할 시기를 알리기 전에 제가 먼저 퇴사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그 안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힘들었던 기간보다는 좋았던 기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첫 출근을 앞두고 설레어하던 저에게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저는 당시에 회사생활을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막연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아버지께서,
“너는 매 순간 일을 하거나 결정을 해야 할 때, “네가 회사의 주인이라면 이렇게 하겠다.”는 방향대로 일을 하고 결정을 내리도록 해라.”
“너의 선배, 너의 과장님, 너의 리더가 아닌, 회사의 주인이었다면 이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라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회사 생활을 하도록 해라.”
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너무 명쾌한 기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순간에나 헷갈릴 필요가 없는 기준이었지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가 일하는 거의 모든 기간에 제 마음속 기준은 그것이었습니다. “내가 주인이라면.”
덕분에 주인처럼 즐겁게 일하고 재밌는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좋은 추억으로 남는 기간 들에는 언제나 존경스러웠던 리더가 함께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 옛날 리더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충성심으로 마음속 깊이 뜨거운 열정을 심어 주셨던
장 xx 상무님(지금은 계시지 않습니다.)과 지금의 김 xx 전 미기원 원장님,
솔선수범으로 아랫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셨던 전원철 담당님,
(언제나 간절하게 응원했던 정말 존경하는 리더 셨습니다.)
엔지니어의 간절한 마음에 공감하시고, 경험을 나눠 주셨던 조 xx 담당님,
(좀 더 일찍 이 분 밑에서 일했더라면 이라며, 이런 리더가 계셨다니! 하고 감탄했던 리더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많은 격려와 사랑을 주셨던 전 xx 수석님. (저의 팀장님이셨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밝은 성격인 편이나, 이런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상당히 내성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도 제가 존경하는 리더분들께 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 본 적이 없었네요.
이제 떠나는 날이니 맘 편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리더 밑에서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고 기쁨이었는지,!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 동안 제가 신나게 일할 수 있게 도와주셨던 저의 사랑스러운 후배님들.!
각 조직마다 잊을 수 없는 후배님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덕분에 끝까지 훈훈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 함께 했던 선배님들과 동기 분들.
저의 회사생활 추억 중 오랫동안 깊이 도와주셨던 유관부서 리더분들과 팀원 분들.
계속 떠오르지만 다 적을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지나고 보니, 누군가가 떠오를 때는 그분들의 웃는 모습들이 생각나네요.
그 밝은 웃음을 제게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때 저의 브랜드였던 회사를 떠나며, 여기 계신 분들의 간절한 마음이 헛되지 않도록 멀리서도 회사가 잘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메일을 끝으로 제이는 그때까지의 인생에서 시작과 끝의 사이가 가장 길었던 인생의 한 막을 덮는다.
그녀가 퇴사할 때 눈물을 보였던 4명에게 그녀는 큰 빚을 졌다 생각했다.
언젠가는 그 눈물에 꼭 보답하는 날이 오리라.
꼭 그렇게 살리라.
다짐한다.
이제 17년 전으로 돌아가 그녀가 보았던 선과 악의 세상 그 모든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