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일에 만난 동생에게
브런치에 올린 글을 보여주자
동생이 그런다.
"요즘 사람들은 글을 읽지 않아.
더구나 이런 진지한 글은 읽지 않아."
말은 하지 않지만
이 좋은 봄날, 모니터와 씨름하고 있는 내가
안스럽고 어리석어 보이는 모양이다.
그 눈빛에 대고, 내가 말없이 속삭인다.
'보이는 것만 보면 네 말이 옳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세상까지 보면
그게 다가 아니야.
네 말대로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을지 몰라.
하지만 그렇더라도
글에 적은 생각은 인류의 의식장에 새겨져서
답을 찾던 누군가에게 영감처럼 가 닿을 거야.
그래서 재능 있는 누군가의 입을 빌려
세상에 퍼져나가거나,
아직 오지 않은 그를 통해 다음 세대에 남을지도 모르지.
길에서 마주친다 해도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그의 영혼은 알아. 감사할 거야.
내 시간과 행위의 가치는 내가 만드는 거야.
사람들의 인정은 그 가치에 덧붙는 장식 같은 것일 뿐.
장식이 달리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만든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내 시간이 무의미해지는 것도 아니야.
그걸 알기 때문에
지금 나는 행복하단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