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에는 영혼도 일종의 에너지 장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분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인도철학이 서양으로 건너가 뉴에이지 흐름을 만들고, 그것이 다시 우리나라에 수입되면서 '오라'나 '에너지장' 같은 개념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혼에 관심을 두던 초기에 나도 그런 정보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중 많은 정보가 진실과 거리가 멀고, 그래서 접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재의 차원'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두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면, 어떤 분은 데이비드 호킨스를 떠올릴 것이다. 그의 저서가 인기를 끌면서 '의식의 차원'이라는 말이 유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그의 책에 등장하는 '차원'은 물리적 개념이 아니라 소설적 비유에 가깝다. 물리학적 근거가 없을 뿐더러, 영적으로도 진실과 거리가 멀다.
물론 그 덕분에 사람들이 '의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로라 할 수 있겠으나, 나는 악영향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오링 테스트'라는 주관적 현상으로 '차원'을 설명하는 바람에, 과학적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이 오히려 '영적 진실'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의도와 달리,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의식'과 '차원'이라는 말을 오염시킨 셈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차원을 설명하는 것 만큼이나, 영혼을 믿는 사람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낀다. 이미 안다고 생각해서 귀 기울여 듣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우울증이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상이 권장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에 관한 이야기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의 힘이 약한 사람에게는 명상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상의 부작용과 위험'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잘못된 정보와 수련으로 고통 받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글을 올리며 염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명상은 의식의 힘으로 대기권과 성층권에 오르는 일과 같다. 실제로 물리적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의식의 힘을 키우지 않고 명상을 하는 것은 마치 패러글라이딩 하나에 의지해 성층권에 오르는 것과 같은 일이 된다. 자신의 힘으로 조종할 수 없는 기구에 의지해 하늘에 올랐다가는 벼락을 맞거나 바람에 휩쓸려 사고를 당하기 십상일 것이다.
나는 21세기 들어, 정신적 문제를 겪는 사람이 느는 요인 중에는 뉴에이지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시크릿' 류의 비합리적 사고에 빠지거나, 원리도 모른 채 무작정 명상이나 레이키 과정(알고 보면 이는 영매가 되는 과정이다)에 심취한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물질적 존재임을 모르는 세상에서 누군가 몸으로 역기를 들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려줬다고 해 보자. 그 말을 믿고 바로 100kg을 들려 했다가는 바로 몸이 망가지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정신의 세계도 같다. 부처님이나 예수님 같은 성인께서 인간이 창조적 존재라고 하셨다고 해서, 그것이 생각만으로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에 빠지면 현실을 벗어나게 되고, 인간은 현실을 벗어나면, 정신적 문제를 겪게 된다.
정신이 에너지장이라면, 당연히 정신도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을 것이다. 몸을 벗어난다고 해서 무엇이든 가능하고, 어디든 가고, 원하는 대로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영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영혼을 덜 활용하며 사는 것도 아니다. 나는 어지간한 수련자보다 아인슈타인이 영혼의 힘을 더 잘 활용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관적 체험을 강조했던 탄트라 밀교의 시조 격인 사라하도 이렇게 말했다.
실체성을 굳게 믿는 자는 금수와 같지만,
공空을 맹신하는 자는 그보다 못하다.
- 사라하
영혼은 이상하고 신비한 현상이 아니다. 그저 우리 존재의 기반이자 기억이 심어지는 정보장일 뿐이다. 우리 중에 기억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컴퓨터 속으로 들어가 내부 구조를 보았다고 컴퓨터를 더 잘 활용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컴퓨터 안은 필요한 사람만 보면 된다. 굳이 모두가 안을 들여다 보느라 감전 사고의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목적은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지, 컴퓨터 안을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니다.
# 현재 이 연재는 중단되었고, '마음'에 관한 보다 개괄적인 연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더 상세히 다루어지고 있으니 새 연재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
https://brunch.co.kr/@wisdomforall/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