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tvN 예능 '바퀴달린 집'에서 배우 공효진씨가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서 갈비찜 하는 방법을 물어봤더니
그건 왜!하고 화내시면서
배우지 마! 그럼 하고 살아야 돼. 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비단 공효진 씨 어머니뿐 아니라 딸을 둔 어머니들의 마음이 다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리를 할 줄 알아서 굶지 않고 잘 챙겨먹고 다니면 좋겠지만
집안일을 하느라,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보살피느라
인생의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말았으면 하는 하는 양가적인 마음 아닐까요.
공효진 씨의 저 얘기를 듣자마자 생각난 책이
유인경 기자의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인데요
내 편으로부터 듣는 진짜 솔직한 조언,
내일도 출근하는 나에게 격려가 필요할 때 읽었던 책이라서
TV를 보면서도 이 책의 몇 가지 구절이 떠올라 다시 한 번 꺼내보았습니다.
엄마는 늘 공부를 잘하는 딸보다는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딸이 되길 원했다. 내가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성취하고 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보다, 스스로 더 즐거워하는 일들을 선택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를 바랐고, 난 매 순간 그런 따뜻함을 전해받을 때마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느꼈다.
원하던 걸 못 이루어서 너무 슬프다고 엉엉 울면 엄마는 그걸 이루지 못한 걸 혼내거나 무조건 안쓰러워하기보다, 낙담해서 희망을 잃고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일으켜줬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더 열심히 자신을 사랑하고 더 열심히 감사하면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너무 당연해서 깨닫기 힘든 사랑을 매일 넘치도록 주는 엄마에게, 나는 얼마나 많은 감사를 표현해야 할까.
_『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14p
퇴근길 엄마와 통화하다보면, 가끔 내가 이런 걸 왜 고민하고 있었나.
이렇게 온전히 내 편도 여기 있었는데.
하고 마음이 홀가분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엄마는 어떻게 항상 답을 알고 있을까요.
어릴 때는 엄마는 왜 내 마음을 몰라줘. 라고 투정부렸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어보니, 그 때의 엄마보다도 더 나이가 들어보니 이제는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사는 것이 힘들고, 매사 미숙하다고 해서 자책할 이유가 없다. 어제 저지른 실수를 똑같이 반복했다면 반성해야 하지만, 계속 나타나는 새로운 과제물을 잘 해결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비난할 이유는 없단다.
“내가 왜 이럴까?” “나는 정말 바보인가 봐”라고 자신을 야단치고 나무라고 한심해하지 말고 “뭐 어때, 난 이런 일이 처음이고 오늘은 처음 살아보는 날인데”라고 말하며 툴툴 털어버려라.
때론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뻔뻔함도 필요하다.
네가 널 변호하고 다독거리지 않으면 누가 널 이해하고 보호해주겠니. 인간은 원래 불완전한 존재이고 항상 처음 경험하는 날을 맞이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렴.
_『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22p
오늘도 출근하고 내일도 출근하는 모두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그저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