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미처 쓸쓸할 새도 없이 살아낸
비어 있는 날짜들을 기억해 주기로 한다.
기록하지 않았던 이름표 없는 보통의 날들.
여리고 풋풋했던,
인생이 평탄하고 버드나무 말고는
아무도 눈물짓지 않았던,
베개 옆에 꿈이 있어 고마웠던 그날들을.
월요일 퇴근길, 버스에 올라 창밖을 보면
문득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낭비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그런 날은 꼭 별 것 아닌 일들도 일기장에 기록해봅니다.
그리고 그저 수많은 날들 중 하나인 이 날을
더욱 더 기억해 주려고 합니다.
그 날들이 모여서 오늘의 내가 있으니까요.
다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