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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Nov 26. 2020

너를 만난 뒤 세상을 수선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껴

밤에 읽는 책 │『거의 정반대의 행복』


서른이 되니,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예전보다 결혼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기 시작했고,

주변에 결혼을 하거나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멀고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결혼,

그리고 더불어 따라오는 아이라는 단어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자주 듣다 보니,

정말 결혼을 하면 어떨까,

나의 아이가 생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예전보다 자주 해보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과 아이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 뭉게구름처럼 생겼습니다.


주변에서 먼저 결혼을 한 친구나 선배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긴 하지만,

세밀한 감정선을 직접 겪어본 적이 없어서 크게 실감이 나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낳은 뒤 내 몸과 마음의 변화라든지,

아이를 낳기만 하면 정말 마법처럼 유대관계가 생기는지,

아이가 생긴 뒤 배우자와 맞춰 나가야 하는 규칙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문득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엔 먼저 가정을 꾸린 친구에게 추천받은 이 책을 펼쳤습니다.

난다 작가님의 <거의 정반대의 행복>입니다.





책이 술술 읽혔습니다. 아마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과 접점이 많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어디에서도 읽지 못했던 아이를 낳고 찾아올 몸과 마음, 생활의 변화를

세심하면서도 차근차근하게 그려냈습니다.


<거의 정반대의 행복>은 작가님이 딸을 만나 시작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세 살이 되기까지의, 아이와 작가님이 마치 한 몸 같던 시절의 이야기-


“아이의 성장을 담으려던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내 이야기만 잔뜩 해버렸지만 괜찮지 않나 싶다”라고 작가님께서 털어놓은 것처럼,


<거의 정 반대의 행복>은

작가님의 아이에 방점을 찍은 이야기인 동시에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여자로서의, 작가로서의 나날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만화 연재 마감과 함께 태어난 아이는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행복을 주었지만,

육아의 현실 역시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라고 작가님은 고백합니다.


험난했던 모유 수유, 남편과 발맞춰 육아를 해나가는 것,

거기에다 만화 연재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조율해야 하는 일들이 넘쳐났습니다.


지각변동에 가까웠던 아이의 등장과 조율의 과정이었지만,

점차 자신의 삶과 아이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며

작가님은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찾아갑니다.


'나'라는 주체적인 삶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가족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작가님의 그 현실적인 고민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너를 만난 뒤

세상을 수선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만의 단단한 경계 안에서 지금껏 살아왔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그전과는 다른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배우고 있는 작가님은

이제 아이, 남편과 함께 이인삼각 발맞추기를 해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와의 삶 속에서 끝없이 흔들리면서도,

아이도, 자신도 잃어버리지 않는 기분 좋은 줄타기를 하는 중이라고요.






가장 좋았던 건, 작가님이 아이를 만나면서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제야 세상의 약자들을 눈여겨보며 세상의 친절 총량을 높여봐야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런 걸까요?


그 사람을 사랑하기에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고 다짐하는 것,

세상의 모든 친절의 총량을 나부터 높여야겠다고 다짐하는 것.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이렇게 다짐이 늘어나나 봅니다.


여자로서 작가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차근차근 성장하는 난다 작가님의 따듯한 이야기.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는 책-

<거의 정반대의 행복>과 함께 따듯한 목요일 되셔요 :)




나는 카메라를 향해 웃는 게 아니라 시호를 향해 웃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시호가 귀여워서 마구 웃었다.
누구의 카메라 앞에서도 나는 그렇게 웃을 수가 없는 것이다.

<거의 정반대의 행복> 중에서






밤에 읽는 책

마음이 쓸쓸한 어느 밤,

침대에 앉아 읽기 좋은 따듯한 책을 추천합니다.

* 댓글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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