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읽는 책 │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문득 세상에서
혼자가 된 것 같은 날이 있습니다.
누군가 '오늘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어본다면, 딱히 무슨 일 있었다고 대답하기는 애매하지만 이상하게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은 날. 그런 날엔 괜한 두려움도 따라오곤 합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의심이 들고 얕은 바람에도 온몸이 휘청거리죠.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앞에서는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면서,
뒤에서는 나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혹여나 누군가 나를 싫어할까 봐 괜히 몸을 부풀려 친절을 베풀고, 싫지만 싫은 내색 없이 부탁을 덥석 맡아줍니다. 그리곤 몸살을 앓죠. 오늘처럼요. 혼자가 된 것 같고 두려움이 찾아오는 몸살을 앓곤 합니다.
아주 늦은 밤, 정말로 혼자만 남은 밤.
쓸쓸한 마음에 침대에 앉아서는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를 펼쳐 봅니다.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아, 오늘 제게 얼마나 필요한 말이었는지요.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는 말.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말.
작가님이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에 칼끝처럼 날카롭던 마음의 끈을 잠시 스르르 풀어봅니다.
어렵게 손을 맞잡았다가도
한쪽에서 손을 놓아버리면 쉽게 끝나는 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어려운 만큼 가볍고,
소중한 만큼 아무것도 아닌 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누군가를 곁에 두려 붙잡지 말고
내게 좋은 사람에 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
무엇보다 먼저 나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저는 어쩌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를 속여왔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순 없는데. 또 그럴 필요도 없는데.
거절할 수도 있었던 부탁들을 거절하지 않고 덥석 받아 들고선 혼자 힘들어했던 오늘의 제가 떠오르며 잠시 먹먹해집니다. 때로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가까운 말들이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나 봅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마.
어떤 사람은 나를 동그라미로 보고
누구는 네모로 본들 신경 쓰지 마.
굳이 나서서
그 사람이 원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어.
나를 어떻게 보든 난 나일 뿐이고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좋은 사람일 수 없어.
사람의 관계는
언제나 상대적일 뿐이야.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면 되는 것.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는 것. 어쩌면 제가 가진 많은 고민은 대부분은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고민은 결국 돌고 돌아서 질문의 끝은 다시 저를 향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고, 나를 지키는 데도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어쩌면 제게 지금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스스로를 돌보고 아껴줄 수 있는 간격이 아니었나 싶고요.
내가 무엇을 원하고 싫어하는지 이해하고
언제 쓸쓸함을 느끼는지 살피는 시간,
그렇게 나 스스로에게 조금씩 더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시간이요.
다른 이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을 스스로에게 써야지-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내게 정말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침대에 앉아 나를 위한 다짐을 꼬옥 해봅니다.
문득, 세상에 혼자가 된 것 같나요?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지치고 있지는 않나요?
바쁜 일상에 치여 나 자신을 가장 마지막으로 생각해왔다면, 삶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나를 잃어가는 것 같아 마음 앓이를 하고 계시다면, 잔잔하게 대화를 건네는 이 책을 침대에 앉아 가만히 읽어보면 어떨까요.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밤에 읽는 책
마음이 쓸쓸한 어느 일요일 밤,
침대에 앉아 읽기 좋은 따듯한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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