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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Jul 03. 2020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 드라마 다들 보고 계신가요?

요즘 저는 이 드라마 보려고 주말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다시보기 로도 보고 넷플릭스도 봅니다)


처음에 김수현 배우의 오랜만의 복귀작이라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는데

서예지 배우의 근사한 목소리에 팬이 되어 버렸네요.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드라마.

정말로 조금 이상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지만 감정이라는 게 없어 보이는 어른 1 (고문영)

정신병동 보호사로 사실 내면의 깊은 우울을 감추고 있는 어른 2(문강태)

직업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절친을 따라 전국팔도 어디든 가는 어른 3 (조재수)

출판사 대표지만 24시간 작가 하나만 따라다니며 뒷수습하기 바쁜 어른 4 (이상인) 

매순간 아슬아슬하기만 합니다.




"이런 게 어른일까?"


무엇이든지 능숙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여유로운 모습



그런데 분명히 나도 주민등록증도 있고 운전면허증도 있는 어른인데

나도 저런 어른 맞아?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강태와 상태


사실 나이가 들면서 어른이 된다기보다는

어른인 척을 잘 하게 된게 아닌가 합니다.


힘들지 않은 척.

상처받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척.

외롭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잘하는 척. 


전혀 괜찮지도 않고 조그만 일에도 상처받는 건 여전한데 어른은 그러면 안되니까.

하고 오늘도 마음 속에 꾹꾹 눌러담아 놓습니다. 그리고 모른 척 해봅니다.

내가 모른 척 하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테니까.




"나한테 솔직해지지마"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문영과 강태와


이 드라마에서 재미있는 점은

 감정도 없어보이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은 문영이 극중에서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누구에게나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반면 배려심 많고 형의 살뜰히 보살피며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에게도 친절한 강태는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런 강태가 유일하게 솔직해지는 건 

매번 제멋대로에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은 문영 앞에서 뿐이죠.


문영에게는 강태가 이상하고 강태에게는 문영이 이상합니다.

문영은 강태가 모른 척, 잊어버린 척 살고 싶었던 것들 자꾸 끄집어내고

강태는 문영이 잃어버렸던, 이게 뭔지 모르겠는 감정이 자꾸 생기게 만듦니다.






"솔직해지는 건 용기가 필요해"


어른은 사실 아이들보다 더 겁이 많습니다. 

겁이 많아서 하고 싶은 일 말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을 합니다.

지금 갖고 있는 게 뭔지는 모르면서 잃어버리는 걸 두려워합니다.

싫은 걸 좋다고 하고 좋은 걸 싫다고 합니다.

일단 '너'에게 솔직할 수 없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는 더더욱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행복해지려면

잃어버리는 걸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걸 가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니가 나보다 더 앤 거 같은데?"
"내가 왜 애야"
"예쁨받고 싶어하는 게 보여"

_
 <사이코지만 괜찮아> 4화 中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



소년은 오늘도 끔찍한 악몽에서 깨어났어요.

잊고 싶은 과거의 나쁜 기억들이 매일 밤마다 꿈속에 다시 나타나서 

소년을 계속해서 괴롭혔죠.






잠드는 게 너무나 무서웠던 소년은 어느 날, 마녀를 찾아가 애원했어요.

“마녀님 제발… 다시는 악몽을 꾸지 않게… 제 머릿속에 든 나쁜 기억을 모두 지워주세요! 

그럼 당신이 원하는 걸 뭐든지 드릴게요!”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소년은 더 이상 악몽을 꾸진 않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조금도 행복해지지 않았어요. 

붉은 보름달이 뜨던 밤 소원의 대가를 받기 위해 드디어 마녀가 다시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원망 어린 목소리로 외쳤어요. 


“내 나쁜 기억은 모두 지워졌는데 왜! 왜 난 행복해지지 못한 거죠?”





그러자 마녀는 약속대로 그의 영혼을 거두며 이렇게 말했어요.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 처절하게 후회했던 기억… 

남을 상처 주고 또 상처받았던 기억… 버림받고 돌아섰던 기억… 

그런 기억들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살아가는 자만이 

더 강해지고, 뜨거워지고, 더 유연해질 수가 있지. 

행복은 바로 그런 자만이 쟁취하는 거야.


그러니 잊지 마. 잊지 말고 이겨내. 

이겨내지 못하면, 너는 영혼이 자라지 않는 어린애일 뿐이야.”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

https://bit.ly/3gbuD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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