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

BTS

by 미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지만, 가장 최근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그 사람들은 바로 월드 스타 BTS 멤버들이에요.

너무 뻔한가요?

BTS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그 점을 나누는 사람들이 워낙 많았으니 뻔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여기 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저는 이민자입니다. 벌써 올해로 16년 차이지요.

정확히 12년 차쯤 되니 번아웃이 온 것인지, 우울증이 찾아오고 말았지요.

아무리 돈 쓰고 노력해도 늘지 않는 영어, 아무리 껴보려고 해도 겉도는 인간관계, 아무리 배워도 알 수 없는 문화와 이질감

매일, 가는 곳마다, 하는 것마다 모두 배울 것 투성이었지요.

제가 조금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더라면 번아웃이 오지는 않았겠지만. 제가 좀 성격이 그렇습니다.


안간힘을 쓰고 살다 보니,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어요.

그나마 버티고 살게 해 주었던 것은 한국인들과의 관계였는데. 그 부분마저 우르르 무너져 버린 그해, 최악의 순간이었지요.

매일 버티기를 했습니다.

마음은 바닥을 치고, 대인관걔기피증까지 생겨 한없이 작아진 저는 집에 콕 박혀 있게 되었지요.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만 멀쩡한 척을 했고, 나머지 시간엔 그저 누워 유튜브 시청만 했습니다.

그 시절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각종 강의를 틀어놓고, 울다 웃다 위로받다 막 그랬어요.

어느 날 우연히 BTS의 춤연습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보게 되었었요.

그때는 누군지도 모르고 계속 시청을 하고 있는데, 걸그룹을 좋아하는 남편이 한국의 보이그룹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지요.

군인들처럼 딱딱 맞추어 추는 춤은 거의 경의로왔고, 그들의 영상은 저의 알고리즘 리스트에 등록이 되었지요.

그들이 미국에 진출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영상을 챙겨보게 되었어요.

제가 예전에 즐겨보던 토크쇼 (엔런쇼)에 출연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과 충격을 함께 받았어요.

물론 그들도 많이 긴장하고 연습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눈에 비친 그들은 너무나 자신감이 넘쳤어요.

월드스타로 보이기보다는 한국인이 외국프로그램에 나가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으로 저한테는 보이더군요.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그들의 모습에 저는 그만 감동해 버림과 동시에, 제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저들처럼 자신에게 당당할 수 없는 나를 보았지요.

당당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춤과 노래를 선택했고,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자신감이 떨어져 보인다던가 무대뒤에 숨는다든가 하는 예전 연예인들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어요.


그 영상하나를 시작으로 저는 ‘BTS 영어’라고 검색을 하고 나오는 유튜브마다 돌려보기 시작했지요.

RM의 대단한 영어 실력과 그 스토리, 그 포스, J Hope, V, 진의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는 넘치는 장난기, 슈가와 지민의 높은 자존감을 비추는 얼굴표정,

자신의 페이스 대로 영어를 계속 적으로 시도하는 정국, 이 모두가 제눈에는 대단해 보였고, 그들이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들 덕에 매일밤 우울함을 벗어나 덕질을 하던 중, 어느 날 BTS의 노래가 한곡 두곡, 이곳 멀고도 먼 뉴질랜드 라디오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라디오에서 한국의 노래가 울려 퍼질 줄이야… 아이들에게 곧바로 BTS를 소개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학교 친구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더군요.

BTS와 또 한국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어깨가 으쓱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지요.

아이들은 한국이 또 뭘 잘하고 있는지, 유명인은 누가 더 있는지. 대통령이름은 무엇인지 등 그전에는 심퉁했던 엄마 아빠의 나라에 부쩍 관심이 늘어났지요. 너무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세계 청년들을 대표하여 UN연설을 할때는 정말 뿌듯했지요.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요.

BTS의 활약으로 한국인의 입지가 조금 더 좋아짐을 확연히 느낍니다.

예전에는 한국인이라 하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면, BTS 이후론 “꺅!!!” 소리를 들어본 적도 있으니까요.


그들 외에도 한국 가수등 연예인들이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저한테 BTS는 우울감에서 벗어나게 해 준 은인이고요,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좀 더 나은 입장을 만들어 준 것 감사하고요, 또 그들의 도전과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본받아 저 또한 새 출발의 원동력을 얹게 되었답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제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지도 어느 쪽에 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지요.

제가 처음 그들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다들 ‘일본의 욘사마를 외쳤던 아줌마’를 상상하며 저를 한심하게 보는 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BTS는 저에게 연예인이었다기보다는 동기부여를 준 멘토어 같은 사람들이에요.

마흔 넘어 20살 남짓된 연예인을 보며 그런 동기부여를 받았다는 게 우습지만, 사실은 사실입니다.

저는 5살 아이들에게도 동기부여를 받는, 배움과 성장의 문을 열어둔 사람이니까요.

저의 덕질( 이 단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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