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째 같은 아침을 먹는다. 제철 과일 조각들과 오트 1숟가락 그레놀라 1숟가락 , 그릭요구르트 2숟가락.
일주일 전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돌아온 후유증이 아직 남았는지 온몸이 찌뿌둥하여, 동네 수영장에 가서 아쿠아 조깅으로 몸을 풀고, 따뜻한 스파를 한다.
나이를 잊고 산지 꾀나 오래되었지만 장기비행을 할때는 나이를 실감한다.
온몸에 혈기가 돌아 에너지가 생겼다. 좋은 공기 덕분인지 80 대의 주름은 온화함이 풍겨 다행이다. 뜨거운 자외선으로 생긴 기미 주근깨는 정확한 나이와 사는곳을 말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매출을 확인한다. 50대부터 시작한 비즈니스가 지금까지 잘 되고 있는 것은 성장을 위해 멈추지 않았던 읽기와 쓰기 덕분이다. 양쪽 나라 모두에서 최소한의 생활비와 비행기표값은 모아지는 수익자동화 시스템은 정말 잘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두나라를 왔다 갔다 하면서도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반나절만 일을 한 지 20년이나 되었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하루종일 활활 타오른다.
오전시간을 운동과 일로 보낸 후, 남편과 함께 간단한 점심을 먹고, 함께 한 시간 산책을 한다. 자식들 이야기 손자들 이야기, 건강이야기를 하며 한 시간을 훌쩍 보낸다.
오후시간은 오롯이 자신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따뜻한 스튜디오로 들어가는 시간이 기장 행복하다. 그동안 시도하다 실패한 작품, 맘에 들지 않는 작품, 성공한 작품등 여러 가지 작품들이 즐비하게 늘어진 나만의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나이도 잊고, 기분도 잊고 오롯이 본인에게 몰두하는 이 시간을 여전히 즐긴다. 이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그 얼마나 열심히 살았던가. 인생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작품을 위한 전시회를 열어보기로 한 꿈을 이 룰날도 날도 머지않았다.
아직도 가사가 나오는 음악은 별로다. 역시 음악은 재즈다. 음악을 들으며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낸 후, 채소와 소량의 고기로 간단한 저녁을 먹고, 또 남편과 저녁산책에 나선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어두운 길의 저녁산책은 두 손을 꼭 잡게 한다. 이번에는 자식들 대신 함께 지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도 함께 대동했다.
밤이다. 습관처럼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읽는다. 내일 할 일을 정리하고 난 후에야 남편 옆으로 간다. 이제는 그리 늦지 않게 남편옆으로 온다. 둘은 한국 영화, 드라마를 함께 보며 조용한 밤시간을 보내다 잠자리에 든다.